'전직 대통령 비자금 관리자 사칭' 위조수표 8천만원 사기 일당 덜미

2014-09-17 14:02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관리자를 사칭하며 100만원권 위조수표를 '전직 대통령 비자금으로 발행된 것'이라고 속이며 사기 행각을 벌여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정부기관의 전산실장을 사칭하며 비자금 수표 유통을 빌미로 돈을 가로채온 정모(58) 씨 등 3명을 위조유가증권행사 및 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또 전직 대통령 비자금 보관창고 관리자 행세를 한 김모(52) 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 등은 4월 초부터 7월 초까지 위조된 자기앞수표 3200장을 이용해 수표를 유통하는 데 필요한 로비자금 등 명목으로 피해자 2명으로부터 총 80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위조된 자기앞수표를 보여주면서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발행된 것이라고 속여 이를 현금화하는 데 로비자금이 필요하다며 돈을 뜯어냈다.

정씨 등은 서울 서초구 소재 피해자 송모(52·여) 씨의 가게에서 위조수표를 주며 "정치자금 수십억원을 움직이는 데 필요한 경비를 빌려주면 3일 후에 후하게 갚겠다"고 속여 2500만원을 챙겼다.

이들은 또 국가기관에서 관리하는 자금을 처리하는 데 경비가 필요하다며 피해자 이모(52) 씨로부터 5500만원을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에 이용한 100만원권 자기앞수표는 위조방지를 위한 무궁화 음영처리를 하는 등 정밀하게 위조돼 일반인이 진위를 식별하기 어려웠다"며 "자기앞수표 위조범과 유통 등에 가담한 공범이 더 있는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