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도로공사 부지에 제2 판교 테크노밸리 들어서나...성남시 규제완화가 열쇠

2014-09-11 17:56
정부·성남시 첨단산업 육성 계획 상통, 자연녹지지역 풀려야 개발

판교 테크노밸리 위치도.[이미지=판교테크노밸리지원본부 제공]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정부가 판교 테크노밸리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고 제2의 테크노밸리도 조성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새로운 테크노밸리 입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중 후보지로 유력한 한국도로공사의 본사 부지가 제2테크노밸리로 조성될 경우 기존 테크노밸리 입주공간 확대와 함께 종전부동산 처리라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신도시 내 판교테크노밸리를 찾아 “판교를 한국의 실리콘밸리로 육성하고 부족한 입주공간을 늘리기 위해 인근에 제2밸리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판교 테크노밸리는 정부와 경기도가 판교신도시 내 66만1000㎡ 면적에 조성 중인 첨단 혁신클러스터다. 삼성테크윈·안철수연구소·넥슨·SK케미칼 등이 입주를 완료했고 삼성중공업·엔씨소프트·NHN·네오위즈 등이 입주할 예정이다.

정부가 판교 테크노밸리 육성에 팔을 걷어붙인 이유는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구현을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경환 부총리도 “이제는 과감하게 새로운 성공방정식을 만들어야 하며 그 답은 창조경제에 있다”며 “기존 R&D 중심의 지원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는 멘토링·마케팅·글로벌 진출 등도 함께 지원하겠다”며 창조경제의 효과적인 구현 방법에 대해 역설했다.

제2테크노밸리는 이 같은 판교 테크노밸리 육성 과정에서 나타는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제시됐다. 이날 최경환 부총리와 만난 입주기업 대표들은 자금 조달 및 기관간 협업 어려움, 거주시설·주차장 등 편의시설 부족 문제 등 애로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 조성될 제2테크노밸리 후보지로는 인근 성남시 수정구 금토동에 위치한 도로공사 본사 부지가 꼽히고 있다. 다음달 김천혁신도시로 이전할 예정인 도로공사는 현재 이전 후 종전 부동산인 본사 부지 매각을 추진 중이다. 매각 대상은 토지 및 건물 20만4007㎡로 감정평가 금액은 3379억원이다.

도로공사의 이전 재원 마련 등을 위해 부지 매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이미 앞선 6월 1차 매각에서는 입찰자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부지가 자연녹지 지역이어서 용적률이 100%로 제한돼 4층 이상 높이 건물을 지을 수가 없다는 것이 최대 걸림돌이다. 인근 분당구 정자동에 위치한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옥 부지가 3만7998㎡에 불과한데도 감정가가 4014억원인 것을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이 때문에 도로공사는 성남시의 용도변경 등 규제 완화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성남시의 구상 역시 정부가 계획하는 테크노밸리와 상통하는 부분이 많아 제2테크노밸리 추진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성남시는 자연녹지에 있는 도로공사와 분당구 백현동 한국식품연구원 부지를 판교 테크노밸리와 연계해 연구개발 중심의 지식기반산업 및 디지털콘텐츠 융복합 문화단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도로공사 부지 일대에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면 판교 테크노밸리의 경우처럼 별도 사업단을 통해 용지공급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판교 테크노밸리는 전담관리조직인 판교테크노밸리지원본부가 블록 또는 필지별로 분할하고 토지이용계획에 따라 공급하고 있다. 일반 연구용지의 경우 감정가격으로 공급됐다.

단 아직까지 제2테크노밸리의 입지 및 용지공급 방법 계획은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기재부 신성장정책과 관계자는 “앞으로 테크노밸리를 육성하겠다는 차원에서 방향성을 제시한 것일뿐 토지 매입 및 공급 방식은 정해지지 않았다”며 “전반적으로 제2테크노밸리 입지를 검토 중으로 자세한 방안이 확정되면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도로공사 본사 부지 2차 매각은 다음달 29일까지 추진된다.

한국도로공사 본사 전경.[이미지=온비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