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한맥증권 인가취소 고심… "영업정지 연장으로 시간벌듯"
2014-07-01 17:13
아주경제 양종곤·류태웅 기자 = 금융위원회가 2일 정례회의를 열어 한맥투자증권에 대한 금융투자업 인가를 취소할지 결정하는 가운데 고심에 빠졌다.
한맥투자증권이 이 회사 주문실수로 수백억원대 이익을 얻은 미국계 헤지펀드와 이익금 반환협상에 들어가면서 변수가 생긴 것이다.
1일 금융위 관계자는 "한맥투자증권이 4월 경영개선계획을 내놓았을 때만 해도 구체적인 자금확충안이 없어 인가취소 가능성이 높았다"며 "그러나 회사가 최근 캐시아(미국계 헤지펀드)와 이익금 반환 협상을 시작해 이를 감안할 필요가 생겼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캐시아가 이익금을 돌려줄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점이 정례회의에서 쟁점이 될 것"이라며 "실무적으로 판단하기는 곤란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맥투자증권은 2013년 12월 12일 선물· 옵션 만기일에 주문실수로 462억원에 이르는 손실을 떠안았다.
이 탓에 한맥투자증권은 자본잠식에 빠졌고 영업용순자본비율(NCR)도 -700%까지 떨어졌다. 금융위는 1월 이를 이유로 한맥투자증권에 대해 경영개선명령을 내렸다. 6개월간 영업도 정지시켰다.
한맥투자증권은 4월 경영개선계획을 금융위에 제출했지만, 구체적인 재무개선안 포함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승인을 못 받았다.
그러나 협상을 피해온 캐시아가 최근 한맥투자증권 쪽과 이익금(360억원) 반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 회생 가능성이 생겼다.
현대증권 및 하나대투증권, 미래에셋증권을 비롯한 21개 금융투자사도 6월 금융위에 한맥투자증권 인가취소 조치를 유예해달라며 탄원서를 냈다.
한맥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융위가 캐시아 측 대리인에게 한맥투자증권과 협의하고 있는 사실을 공증한 서류를 내라고 요구했다"며 "금융위가 영업정지 기간연장을 고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금융위가 한맥투자증권에 대해 영업정지 기간을 연장한다면 기한은 최대 6개월이다. 영업정지를 다시 연장하는 것에 제한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