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에몬스 회장 "이케아에 맞서 토종 가구업체 의리 지킬 것"
2014-06-25 15:10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이 화장대는 색감은 고급스럽지만 의자 높이가 낮아 키 큰 사람이 쓰기는 불편할 것 같은데요?" "반영 하겠습니다."
25일 인천 남동구 고잔동 에몬스가구 본사 전시장. 하얀 종이와 펜을 든 300여명의 사람들이 매서운 눈초리로 가구를 꼼꼼히 살펴보고 있다. 이들은 에몬스 하반기 신제품을 결정하러 전국에서 몰린 대리점주들. 가구를 직접 만든 디자이너의 설명이 끝나면 질의응답과 냉정한 평가가 이어진다.
매년 2회 정기적으로 진행되는 에몬스 품평회에는 본사 디자이너들이 반 년 간 피땀 흘려 만든 60여개 제품이 공개된다. 시즌마다 30명의 디자이너들이 300여개 이상의 제품을 쏟아내는데 평균 5:1의 경쟁률을 뚫고 이 공간에 전시된다.
김 회장은 "고객을 만나기에 앞서 대리점에게 1차 검증을 받고, 이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제품을 수정·보완한 덕분에 매년 품질 경쟁력이 향상되고 있다"며 "덕분에 금융위기 이후 가구업계가 지속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에몬스만 매년 20~30%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에몬스 매출액은 970억원, 올해는 1300억원 달성이 무난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친환경 소재를 사용한 명품 디자인으로 대물림 할 수 있을 정도의 품질을 갖춘 가구다. 원목·대리석·천연 가죽 등 고급소재를 적용해 내추럴한 분위기를 강조했으며, 라텍스·텐셀·뭉크스 등 친환경 소재를 사용해 품질 수준을 높였다.
김 회장은 "주거비용이 워낙 높다보니 소비자들이 가구에 지출할 여력이 없고, 가구도 의류처럼 쉽게 사고 버리는 문화가 만연해지면서 주거 문화를 제대로 향유하지 못하는 현 상황이 안타깝다"며 "힘들게 4~5억짜리 집을 장만한 뒤 일회용 가구를 장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가격을 낮추면서도 질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케아 진출과 건설 경기침체 등 어려움이 많겠지만 전통 가구업체의 사명감으로 35년간 이어온 소비자들과의 의리를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