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 지방선거] 박원순 대권가도 ‘청신호’…안철수는 ‘안갯속’, 왜?
2014-06-05 11:50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6·4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한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인과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의 희비가 미묘하게 교차되고 있다.
대선의 급행열차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2연승을 기록한 박 시장은 차기 야권 대권주자 1순위로 등극한 반면 안 대표는 윤장현 후보의 광주시장 당선에도 불구하고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해서다.
이에 따라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야권 내부 권력구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특히 박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유세차 △로고송 △율동 △확성기가 없는 이른바 ‘4무 선거’로 새누리당 공세를 뚫으면서 한국 선거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조, 향후 ‘박원순식’ 콘텐츠를 확보하게 됐다.
또한 ‘소통’과 숙의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정치를 선보이면서 야권이 가야 할 정치 방향을 선도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원순 캠프 관계자는 이날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지방선거 승리와 관련해 “박 당선자가 사실상 새정치연합 대권주자로 나아가지 않겠느냐”면서도 “박 당선자는 시민의 후보인 만큼 향후 이들이 원할 때 등판하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반면 안 대표의 입지는 다소 불안하다. 전략공천 논란으로 낙선 가능성이 제기된 광주시장 선거에서 윤장현 후보가 득표율 57.9%로 무소속 강운태 후보(31.8%)를 크게 제치면서 기사회생의 길을 걸었으나, 이번 지방선거 국면에서 존재감을 크게 확보하지는 못했다.
광주시장 선거에 정치적 명운이 걸려 있던 안 대표가 부담을 덜게 된 측면은 있지만, 제1야당의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위상에 걸맞은 활약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얘기다.
특히 세월호 심판론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3곳 중 경기와 인천을 정부여당에 내줌으로써 향후 정치적 입지가 좁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실제 같은 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광주의 전략공천이 6·4 지방선거의 패인”이라며 “당력의 광주 집중으로 경기·인천 등지에 효과적인 지원을 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안 대표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광주에 무소속 연대 바람이 전남과 전북을 강타해 36개 기초단체장 중 15개를 무소속에 헌납했다”고 밝힌 뒤 “오는 7·30 재·보궐선거 때는 파벌 지분 공천을 없애야 한다”고 비판, 당내 파장을 예고했다.
앞서 비노의 한 축인 손학규 상임고문도 지난 1일 “누가 (당선)돼도 우리 식구”라며 안 대표와 윤 당선인을 동시에 비판, 비노 분열이 촉발됐다는 관측이 나온다. 안 대표의 향후 행보에 험로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광주는 안풍(안철수 바람)의 진원지였다. 또한 광주는 과거 민주당 깃발만 꽂아도 당선되는 지역이다. 13일에 불과한 짧은 선거운동 기간 동안 세 차례나 방문해 가까스로 ‘윤장현 구하기’에 성공한 안 대표의 정치적 리더십 논란이 도돌이표인 이유다.
새정치연합 관계자는 광주시장 당선에 대해 “안 대표의 파워라기보다는 과거 민주당을 지지해준 유권자들이 전략적 선택을 한 것”이라며 “사실상 민주당의 승리가 아니냐”라고 잘라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