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시도인 만큼 아직은 어설픈 DDP…"앞으로가 기대"

2014-03-23 14:09

▲(위)DDP 개관식에 참석하는 박원순 서울시장,(아래) DDP 가이드하며 설명하는 박원순 서울시장

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 8년간의 시간을 들여 3차원 비정형 건축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가 21일 드디어 그 모습을 드러냈다. 6만 2692㎡ 부지에 총면적 8만 6574㎡, 최고 높이 29m, 지하 3층과 지상 4층 규모로 공사비와 운영 준비비 4840억원을 들여 건설됐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인 이라크계 영국인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한 DDP는 우주선 형태로 알림터와 배움터, 살림터와 디자인장터,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등 크게 5개 공간으로 나뉜다. 내부 공간은 컨벤션과 신제품발표회, 콘서트와 국제회의, 전시회 등이 다양하게 열릴수 있도록 꾸며졌다.

무엇보다도 24시간 열려있다는 점이 동대문 상권과 융합되고자 하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이날 개관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지역주민, 동대문상인, 디자인·패션·건축·문화계 인사, 시민대표 등 9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시장은 "DDP 우주선을 타고 미래로 세계로의 새로운 여행. 새로운 공간이동을 시작하자"면서 새가 날개짓을 하는 포즈를 취하며 개관식 분위기를 띄웠다.
 

▲DDP 투어하는 시민들



개관식이 끝나고 몇개 조로 나뉘어 초청객 투어가 시작됐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투어 중간중간 자신이 마이크를 잡고 DDP 곳곳을 설명하며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직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게 가장 큰 특징이라는 DDP는 유선형 구조로 이뤄져 곡선미를 뽐냈다.

내부로 들어가니 바닥과 천정 벽면이 모두 하얀색으로 이뤄진 통로가 보였다. 이 통로는 같은 모습을 유지하며 건물 꼭대기까지 길게 이어졌다. 그렇다보니 서있는 곳이 어디인지 가늠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또 전시관에 대한 설명이 적힌 안내판도 부족해 찾고자 하는 전시관을 그냥 지나칠 뻔 하기도 했다.

화장실이 어디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스태프는 "문으로 나가셔서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면 된다"고 답했고, 그도 자신의 말이 이상한다는 듯 갸우뚱 거리며 웃음을 터뜨렸다. 

DDP개관을 맞아 '자하 하디드'와 '간송문화전', '엔조 마리 디자인' 등 6개의 전시회가 열렸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여겨 볼 만한 전시회는 단연 2층 디자인박물관에서 개막하는 ‘간송문화-문화로 나라를 지키다’ 전이었다. ‘훈민정음 해례본’ ‘청자상감운학문매병’ 등 국보급 유물 10여점을 포함해 약 100점이 전시됐다.

국보급 전시물에 비해 스태프들 안내 수준은 관람객들의 아쉬움을 샀다. 스태프들은 전시물을 보호하기 위해 허가된 관람객 수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입장하는 관람객들을 막아 섰다. 심지어 들어가려는 관람객을 제어하려고 "야~야~거기 들어가지 마"라며 언성을 높여 좋지 못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개관식에 참석한 차범근 스포츠해설가는 "이 터전이 우리나라 축구의 꿈과 역사가 공존하던 곳인 만큼 섭섭한 마음도 있다"면서 "하지만 오늘 이자리에 와보니 DDP가 시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공간으로 자리매김 할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며 솔직한 심정을 털어놨다.

시민의 혈세를 들여 지어진 건물이라는 비난을 받으며 개관한 DDP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도 나쁘지 않았다.

DDP를 방문한 김하늘양(24·여)은 "겉으로 느껴지는 웅장미와 내부에서 풍기는 단아함이 잘 조화를 이룬 것 같다"며 "볼거리도 많고 일단 기대이상이다. 세금이 아깝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