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장사 이름이 주가 운명 '좌지우지'?

2014-03-10 11:29

중국 상장사 이름과 주가와의 관계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지난해 중국 증시에서 상장사 이름이 주가 흐름에 영향을 미쳤다는 흥미로운 분석이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중국 시간투자관리유한공사 왕쉐잉(王學瑛) 투자전문가는 지난 한해 선전성분지수가 20% 상승하고 상하이종합지수는 마이너스 증가세를 기록한 가운데 ‘이름을 잘 지은’ 일부 상장사 종목은 승승장구했다고 중국 신징바오(新京報)를 통해 10일 전했다.

왕 전문가는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 이름 중 ‘보물’을 뜻하는 ‘바오(寶)’가 들어간 43개 상장사, ‘아름다움’을 뜻하는 ‘메이(美)’가 포함된 26개 기업, ‘건강’을 뜻하는 ‘캉(康)’이 들어간 기업 24개의 평균 주가 상승폭이 40% 이상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또한 ‘사랑’을 뜻하는 ‘아이(愛)’가 들어간 8개 기업, ‘아름다움’을 뜻하는 ‘佳(자)’가 들어간 기업 1개, 그리고 ‘믿음’을 뜻하는 ‘信(신)’자가 들어간 기업 65개 평균 주가 상승폭도 60% 이상에 달했다고도 그는 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상하이ㆍ선전증시가 죽을 쒔던 것과 비교하면 이름이 주가 상승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지난해 중국 대륙에 인터넷 열풍이 불면서 인터넷 관련 명사가 기업명에 들어간 종목 주가도 쾌속질주 했다고 전했다.

예를 들면 ‘네트워크’를 뜻하는 ‘網(왕)’자가 들어간 기업 9개, ‘정보’를 뜻하는 ‘信息(신시)’가 들어간 기업 16개, 그리고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롼젠(軟件)’이 들어간 기업 13개 주가 상승폭이 각각 평균 115%, 100%, 그리고 92%에 달했다는 것.

이밖에 상하이자유무역구 출범과 함께 상장사 기업명에 ‘상하이’가 들어간 24곳 중 20곳 기업의 주가가 평균 300% 급등한 것으로도 분석됐다.

실제로 역대 중국 증시 주가 종목 흐름을 살펴보면 이름이 증시에 영향을 미친 경우가 비일비재했다. 중국 증시는 ‘이성적’이 아니라 ‘감성적’으로 움직인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예를 들면 중국 국민가수 아들 리톈이(李天一)가 성폭행 혐의로 사회적 논란이 됐을 당시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지만 이름이 똑같다는 이유로 중국 상장사 ‘톈이(天一)’ 주가가 폭락하며 하한가를 쳤다. 또한 일본과의 댜오위다오(釣魚島 일본명 센카쿠열도) 분쟁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는 일본을 뜻하는‘日(르)’자가 들어간 상장사 주가가 폭락하기도 했다. 또한 2008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재선 당선 전후로는 중국 중소 전자기기 업체인 아오커마(澳柯瑪)가 오바마와 이름이 비슷하다는 이유로 주가가 상한가를 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