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당국, 1주일 전 中공항 테러경고전화 받아
2014-03-10 10:54
아주경제 배상희 기자 = 말레이시아 항공기 실종 사건에 테러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대만 항공당국이 1주일 전 자칭 국제 대(對)테러 조직의 일원이라는 인사로부터 중국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이 테러 목표가 될 것이라는 경고 전화를 받았다고 대만 현지 매체가 보도했다.
대만 빈과일보 9일 보도에 따르면 대만 민항국은 지난 3일 중국 표준어인 푸퉁화(普通話·만다린어)를 사용하는 사람으로부터 테러조직이 서우두 공항을 공격 목표로 하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고, 이에 대만 민항국은 즉각 중국으로 향하는 비행편의 안전 검사 강화를 지시하고 대만 타오위안(桃園) 국제공항의 경계 태세도 격상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만 당국은 "지금까지 경고 전화를 건 인물의 신원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관련 전화의 신빙성도 확인이 안 됐다"면서 장난전화 여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중국순교자여단'(中國烈士旅)'이라고 자칭한 한 단체가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인터넷 언론인인 베이펑(北風)은 문제단체의 지도자임을 자칭한 인물이 자신에게 이메일로 '말레이시아항공기 MH370 사건에 대한 성명과 해석'이라는 제목의 첨부파일을 보내 이같이 주장했다면서 일부 네티즌에게 그가 보낸 첨부 파일을 공개했다.
말레이시아항공사, 말레이시아정부, 중국 정부 앞으로 보내진 것으로 알려진 이 첨부파일에는 "이번 사건은 우리를 잔혹하게 박해한 말레이시아 정부와 위구르족을 잔혹하게 진압하고 박해한 중국 당국에 대한 보복"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그러나 매체와 네티즌들은 문제의 인물이 전달용으로만 사용되는 허시 메일을 사용했다는 점, 위구르 단체는 통상 '중국 XXX'라는 명칭대신 '동투르크스탄 XXX' 또는 '이슬람 XXX'라는 명칭을 쓴다는 점, 범행 수단을 밝히지 않은 점 등을 들어 범행 주장에 대한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지난 8일(현지시간) 승객과 승무원 총 239명을 태우고 베이징으로 향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남중국해 부근에서 실종된 가운데 수색 작업을 벌이는 과정에서 탑승자 두 명이 도난 여권으로 탑승한 사실이 확인됐다.
이탈리아와 오스트리아 외교부는 실종된 말레이시아 항공기 탑승객 명단에 이름을 올린 자국민이 2년 전 태국에서 여권을 도난당했으며 해당 항공기에는 탑승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이 때문에 테러리스트들이 도난 여권을 이용해 여객기를 납치하고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