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유종필 관악구청장 "빵과 현금 대신 골고루 지식문화복지 제공할 것"

2014-03-10 17:05


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햇볕이 부자나 가난한 사람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비추듯 평등하게 지식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로 '지식문화복지'입니다. 빵과 현금을 주는 '물질적복지'를 뛰어넘는 개념인 셈이죠."

관악구 유종필(58) 구청장은 평소 지식문화복지정책을 강조한다. 언뜻 생소할 수 있지만 간단하게 풀자면 구민 누구나 가까운 곳에서 책을 접하고, 배움의 기쁨을 나누자는 취지다.

낡은 이미지를 벗고 도시관 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지역의 변화상과 일맥상통한다. '걸어서 10분거리 도서관 조성', '175교육 지원사업', '대학협력사업', '인문학 강좌' 등이 우수 프로젝트로 꼽힌다.

유 구청장은 "취임할 당시 관내에 5개의 도서관이 있었는데 그간 꾸준히 늘어나 이달 말이면 지하철역 유비쿼터스 무인도서관 5개 등 통틀어 43개가 된다"며 "이 정도면 어느 곳에서든 10분만 걸으면 도서관을 만날 수 있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구에는 도서관사업 추진 과정에서 새롭게 지은 건물이 전혀 없다. 최대한 기존 건물을 활용함으로써 지금까지 도서관 1개 건립할 비용도 안들어갔다. 더불어 전문 사서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를 현장에 배치해 인건비 부담도 최소화시켰다. 이곳에서 사서교육을 받은 자원봉사자가 125명에 이른다.

전국에서 처음 시행한 '175교육 지원사업'도 유 구청장이 자신있게 소개하는 성과 중 하나다.

2012년부터 주 5일제 수업의 전면 실시로 학교에 가지 않는 175일을 더욱 알차게 보내자는 것이다. 자기주도학습, 토요체험, 창의인문학, 멘토링 등 문·예·체 분야에서 24개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작년 지역내 초등학교, 중·고교생의 70% 가량인 3만3000여명이 참여했다.

관악구는 요즘 인문학 열풍에 휩싸였다. 지난해 4월 서울대학교, 플라톤 아카데미와 함께 '서양고전, 인간을 말하다'란 주제로 12회에 걸쳐 인문학 강좌를 열었는데 매회 1600명이 넘는 발길이 이어졌다.

유 구청장은 "넓은 강당의 좌석이 모자랄 만큼 인기가 많아 7월 8회차, 11월에 4회차 강좌를 진행했다"며 "특히 10대부터 8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는데에 그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개인적으로 '효자 구청장'이란 호칭을 듣기 좋아한다. 이 애칭은 생활이 어려운 구민들의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낸데서 동네 어르신들부터 붙여졌다. 어르신들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2011년 이후 경로당 109개 전부를 두 차례 넘게 방문했다고 한다. 관련 건의사항도 대략 300건 중 법규상 불가능한 것을 빼고 모두 처리했다.

또 그는 "기존 휴식공간에만 머물던 경로당을 어르신들의 자기개발과 건강관리를 위한 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면서 "경로당과 더불어 공공건물의 여유공간에 생산활동이 가능한 공동작업장을 꾸준히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관악구 신사동에 위치한 신사경로당의 경우, 옥상에 2000포기 채소를 기를 수 있는 친환경 수경재배시설을 갖췄다. 생산되는 채소를 인근 상점의 고정코너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 3년간 총 3824명의 어르신께 일자리를 제공했다는 유 구청장은 "올해도 사회공헌형, 시장진입형 등에서 1139명의 신규 일자리를 창출시킬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