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증권 대주주 1년째 지분매수… M&A 경계?

2014-03-05 16:57

아주경제 김지나 기자= 유진기업이 1년째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사들여 지분을 두 배 가까이 늘렸다.

안정적인 지분 확보로 적대적인 인수합병(M&A) 시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유진그룹에서 유동성 위기를 겪던 2012년 한 저축은행이 주식을 매집하면서 M&A 우려가 제기된 바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전월 28일 장외거래를 통해 KB저축은행으로부터 유진투자증권 주식 165만154주를 37억원에 매수했다.

이번 매수로 유진기업 지분은 23.73%에서 26.57%로 늘었다.

유진기업은 2012년 하이마트를 매각한 후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 2013년 흑자로 전환했다. 이 회사는 작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384억원, 순이익 922억원을 기록했다.

유진기업은 흑자로 돌아선 해인 작년 3월부터 꾸준히 유진투자증권 주식을 사들였다.

2013년 3월 유진기업은 예한별저축은행으로부터 유진투자증권 주식 125만151주를 매수했다. 같은 해 6월에는 공항석유상사외 2인으로부터 199만7570주를 샀다. 8월에도 예솔저축은행에서 208만7382주를 매입했다.

작년 초만 해도 14% 남짓에 머물렀던 유진기업 측 지분은 이같은 잇단 매수로 27%에 맞먹는 수준까지 늘어난 것이다.

이에 비해 2012년 상황을 보면 유진투자증권은 대주주인 유진기업 측 지분이 적어 경영권 방어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 씨앤씨캐피탈 계열 경기상호저축은행은 유진투자증권 보유지분을 11.02%까지 늘리면서 적대적인 M&A 우려가 제기됐다. 유진기업과 지분율 차이가 3% 수준까지 좁혀졌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흑자로 실탄을 확보한 유진기업이 유진투자증권 지분을 추가로 사들일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현재 유진투자증권 주가는 2000원선에 턱걸이하고 있어 비용적인 면에서도 유진기업 쪽에 유리한 상황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진기업은 하이마트를 매각한데 이어 시멘트 사업장도 팔아 차입금을 상환하고 재무구조를 개선했다"며 "올해 레미콘 출하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실적 개선이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기업 관계자는 "증권업황 악화로 이미 매물로 나온 증권사가 많은 만큼 적대적인 M&A를 염두에 두고 지분을 늘린 것은 아니다"라며 "그동안 지분율이 낮았기 때문에 적정선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