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임금·복리 차별시 3배 이상 징벌적 보상
2014-03-05 14:31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이르면 올해 9월부터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는 비정규직 근로자를 사측이 임금, 복리후생 등에 있어 고의로 차별하다 적발되면 차별금액의 최고 3배를 보상해야 한다.
5일 기획재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 및 국회 등에 따르면 이런 내용을 담은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기간제법)과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파견근로자법)이 3월중 공포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이르면 9월부터 법률 개정의 효력이 발생한다.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격차 해소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의 주요 정책 과제 중 하나로 추진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말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임금과 생산성 간 연계를 강화해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 격차를 줄이고 비정규직의 해고 요건을 강화해 고용보호 격차를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비정규직 근로자가 임금과 상여금, 경영성과금, 근로조건 및 복리후생 등 측면에서 동일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과 같은 대우를 받도록 제도를 보완 중이다.
특히 이달 중 공포되는 개정 기간제법과 파견근로자법은 사용자가 고의·반복적으로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의 임금 및 근로조건을 차별할 경우 발생한 손해액의 3배까지 해당 근로자가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일례로 정규직에 시간당 1만원의 임금을 책정한 업무를 비정규직 근로자에게 시키면서 5000원만 줬다면 비정규직 근로자가 손해를 본 5000원의 3배인 1만 5000원을 사측이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 징벌적 방식이다.
이는 현행 차별 시정 제도가 비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고의·반복적인 차별 행위를 예방하지 못한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들 법안은 한 사업장에서 한 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차별 인정을 받은 경우 같은 조건에 있는 다른 근로자도 차별적 처우가 개선되도록 시정 명령의 효력을 확대하는 방안도 담고 있다.
고용부 장관이 확정된 차별시정 명령의 효력이 미치는 근로자 이외의 기간제근로자에 대해 차별적 처우 여부를 조사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이런 내용의 시정 명령을 이행하지 않으면 1억원 이하의 과태료 부담을 지게 된다.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에게 초과근무를 시킬 때는 통상임금의 100분의 50 이상을 가산해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법정근로시간(1일 8시간, 1주 40시간) 내의 연장근로에 대해서는 가산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이들에게 사용자가 상시적으로 초과근로를 시키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사내 하도급 계약을 서면으로 체결하고 계약이 해지되더라도 업무 연속성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고용 및 근로조건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추진되고 있다.
비정규직 근로자 본인이 아닌 대표자나 노동조합이 차별 시정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도 국회 계류 중이나 이에 대해서는 정부가 난색을 표명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고용부 관계자는 "비정규직의 임금 및 근로조건 차별이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된 만큼 이를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