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發 위기에 금융시장 '쇼크'… "최악 에너지난 우려"

2014-03-04 10:43
주요 증시 동반 하락… 유가 금 등 원자재 가격 급등

아주경제 한준호ㆍ이규진 기자 = 우크라이나발 위기는 글로벌 금융시장도 전쟁모드에 돌입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을 선호하면서 주요 증시는 하락했고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군사개입에 유럽 등 서방국들이 반발하면서 에너지·상품 무역 등 경제적 제재를 취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 이는 투자자의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를 위축하고 안전자산으로 발길을 돌려놓고 있다.    

주요 뉴욕증시는 3일(현지시간) 한달 만에 최대 하락폭으로 떨어졌다. 지난 주말 러시아 군대가 우크라이나의 크림반도에 입성한 후 금융시장은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럽 주요 증시도 1~3%로 떨어졌다. 스톡스유럽600은 2.3% 하락했다. 지난 24일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독일(3.4%) 프랑스 (2.7%) 영국(1.5%) 떨어졌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 간 대립이 강해져 투자자가 위험 회피 성향도 확산됐기 때문이다. 당사자인 러시아 증시는 이날 12%나 폭락했다. 장중 1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러시아의 통화 가치도 급락했다. 루블화는 달러당 36루블로 올해들어 10%나 떨어졌다. 루블화 가치는 달러·유로 대비 사상 최저치다.  미국과 유럽이 러시아를 제재하면 러시아 내 자본회피가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다. 통화가치가 추락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7%로 긴급 인상했다.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다. 우크라이나 국채 수익률은 치솟았고 통화가치도 급락했다. 신흥시장도 크게 타격을 받았다. MSCI 신흥시장 상장지수펀드는 1.8% 떨어졌다. 

도이체방크의 조셉 스페넬리는 "대부분 투자자들이 원래 계획보단 몇일 두고보자는 식이다"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원자재 가격은 급등했다. 최대 에너지생산국인 러시아의 불안은 유가 상승을 부추겼다. WTI는 배럴당 104달러로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브렌트유는 2.1%, 영국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무려 10%나 올랐다. 지난해 러시아의 유럽 천연가스 수출량은 30%에 달한다. 대부분 우크라이나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에 공급하고 있다. 때문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갈등은 에너지에 가장 큰 타격을 준다. 천연가스 공급이 감소되면 원유로 수요가 집중될 수 밖에 없고 이는 가격 폭등으로 이어진다. 

유가 뿐만 아니다. 금값도 2.2% 상승해 4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밀 가격은 4.7% 올랐다. 미국의 시카고선물거래시장에서 이날 옥수수ㆍ밀 등 농산품 가격은 올해들어 최고치를 경신했다. 우크라이나는 농업국이다. 옥수수는 미국과 부라질에 이어 3위 수출국이다.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이 감소하면 중동국가의 수입원은 우크라이나에서 미국으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 

전날에 이어 아시아 증시도 4일 하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0.7% 하락 출발했고  중국의 상하이 종합지수도 0.5% 하락 출발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닛케이지수가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4500선이 붕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은 글로벌 금융시장의 혼란이 장기간 지속되진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상당히 지정학적 문제이기 떄문에 금융시장에 미치는 충격이 제한적이라는 얘기다. 노무라도 우크라이나 사태가 치명적 충격을 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워런 버핏은 시장이 우크라이나 사태에 휘둘리지 말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버핏은 "전쟁이 발발하면 화폐 가치는 떨어지기 때문에 섣불리 움직이지 말아야 한다"며 "주식은 결국 오르기 마련이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