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식 사장 50% 사수 발언 211대란 영향 준 듯"
2014-02-13 11:14
업계 인식 커, SK텔레콤 "경쟁력 자신감의 표현일 뿐"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 박인식 SK텔레콤 사업총괄 사장이 지난달 점유율 50%를 사수하겠다는 발언이 최근의 211 대란으로 불리는 이동통신 시장의 혼탁에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업계 안팎의 분석이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모두 점유율 경쟁에 나서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올들어 격화되고 있는 보조금 경쟁에서 SK텔레콤의 가입자 과반 사수 전략이 이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박 사장은 지난달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점유율이 과반 이하로 내려가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 "시장 점유율이 단 한번도 50% 이하로 떨어진 적이 없다"며 "50% 선은 절대 양보하지 않겠다"고 말했었다.
SK텔레콤이 정부의 인가 사업자로 지정되는 것도 기준이 가입자가 아닌 매출액으로 다르기는 하지만 점유율에 의해 정해진다.
SK텔레콤의 매출액이 과반 이하로 떨어지게 되면 미래창조과학부가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대해 요금 등을 인가하고 이를 가이드라인으로 삼아 후발 통신사들이 따라 가는 통신 시장 구조 자체도 흐트러지게 된다.
업계에서도 SK텔레콤의 가입자 과반 점유율이 무너질 것이라는 예상은 나오지 않고 있다.
어떻게든 지킬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번호이동 시장은 0.1% 가입자를 뺏기 위한 싸움”이라며 “0.02%의 가입자 점유율을 뺏는 것도 쉽지 않고 SK텔레콤은 어쨌든 과반은 지키려 하기 때문에 이하로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사장의 발언이 회사 전략 차원에서 경쟁력과 점유율을 지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크게 무리가 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민감한 상황에서 업계에서는 무게가 실리는 발언으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어 신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신사의 사장급이 공개적으로 점유율 사수를 주장했다는 것 자체가 과열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박 사장의 말에 따라 하부 마케팅 조직에서 대거 보조금을 투입하는 상황에 이르른 것이 아니겠냐는 추정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방통위 고위 관계자도 "SK텔레콤이 점유율 과반 사수를 공개적으로 그렇게 세게 얘기한 적이 없었는데 점유율이 40%대에 근접하면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다"고 해석했다.
지난해 12월 말기준 SK텔레콤의 점유율은 55만명이 순감하면서 알뜰폰까지 포함해 50.02%로 과반에 턱걸이를 한 수준으로 떨어졌다.
물론 이동통신 가입자 점유율에 민감한 곳은 SK텔레콤만은 아니다.
KT는 지난해 말 기준 30.09%로 가입자 감소 추세가 지속되면 20%대로 떨어질 처지다.
황창규 신임 회장이 취임하면서 더 이상의 가입자 축소를 막는 데 사활을 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해 말 기준 19.88%의 점유율로 올해 5% 증가를 목표로 삼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각 통신사의 처한 조건이 최근의 과열 경쟁 양상을 빚고 있다는 지적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보조금 경쟁이 치열하지만 미래부 품질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안정화되면 가입자들이 우리 상품을 선호할 것으로 보여 가입자 50% 이상 유지는 가능할 것으로 본다”며 “박 사장의 점유율 과반 사수 발언은 보조금 싸움을 하겠다는 차원 보다는 본원적인 경쟁력에 자신이 있다는 표현”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