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번 인간배아 줄기세포' 미국 특허... 황 전 교수 재조명 되나?

2014-02-12 11:14

아주경제 권석림 기자 = 황우석 전 서울대 석좌교수가 만들었다는 줄기세포에 대한 논란이 여전한 가운데, 황 박사팀이 가장 먼저 만들었던 줄기세포가 미국에서 특허등록을 받으며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허등록이 줄기세포 연구 재개로 이어질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황 박사는 미국서 특허등록을 받은 1번 인간배아 줄기세포(NT-1)이 인간체세포 복제 배아로부터 유래된 줄기세포주라는 것을 미국 특허청에서 인정받았다. 캐나다에 이어 미국 특허청이 7년여만에 특허를 인정했다.

2006년 당시 서울대 조사위원회는 NT-1의 실체를 부인했다. 논문조작 사건 이후 국내 연구 활동이 막혔던 황 전 교수의 연구 재개 의견이 조심스럽게 흘러나오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특허 전문가들은 특허 등록만으로 과학적 근거를 입증한 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즉, NT-1이 '기술적으로는' 체세포 복제 방식으로 만들어진 줄기세포주라는 점을 인정한 것이지 체세포 복제를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

또 이번 성과가 그간 여러 편의 논문을 조작했던 사실을 덮을 수도 없다는 반론도 여전해 꽁꽁 닫혀있던 빗장이 풀리기는 여전히 쉽지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저널 '네이처'는 '황우석을 섣불리 복권시키지 말라(Don't rush to rehabilitate Hwang)'는 제목의 사설을 최근호에 개제하며 이슈를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황 박사의 향수와 기대감이 여전하다.

과학자로서 지켜야 할 보편타당한 윤리를 저버린 것을 단죄해야 함은 당연하지만 세계적으로 324억달러 규모의 세계 줄기세포 시장에 한국이 선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 황 박사처럼 실력있는 과학자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황 박사가 평소 측근들에게 "시간이 없다. 한국에서 연구를 못하게 하려면 외국에서 연구할 수 있도록 정부가 허가를 내줘야 한다"는 심정을 토로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가 ‘줄기세포 연구 및 활용기술’에 따르면 우리 정부는 줄기세포 연구를 국가적 차원에서 미래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적극적인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줄기세포 시장은 미충족 의료분야, 의료관광 활성화, 정부의 육성의지, 줄기세포은행 활성화 등의 영향으로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24.2%로 빠르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미국 특허상표청이 인정한 'NT-1'

미국 특허상표청(USPTO)은 11일(현지시간) 특허전자공시시스템으로 ‘인간 체세포 복제배아에서 유래한 인간 배아줄기세포주’의 특허등록 사실을 공개했다.

‘1번 인간배아줄기세포(NT-1)’는 황우석 전 교수가 서울대 수의대에 재직하던 당시 연구팀과 함께 만든 것으로 발명자는 황우석 전 교수, 노성일 미즈메디병원 이사장, 이병천 서울대 수의대 교수, 강성근 전 서울대 수의대 조교수, 류영준 강원대 의대 교수 등 15명으로 돼 있다.

특허의 주요 내용은 NT-1 줄기세포주(물질특허)와 제조방법(방법특허)이다.

NT-1 줄기세포주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체세포 복제방식의 배아줄기세포 제조와 관련한 물질특허 및 방법특허가 각각 등록됐다. 인간줄기세포에 대한 특허를 불허하는 유럽연합과 뉴질랜드에서는 줄기세포 배양액 특허만 확보하게 됐다.

한편 NT-1은 2003년 4월 황 박사 연구팀이 서울대 재직 시절인 세계 최초로 연구에 성공하면서 이를 사이언스지에 논문을 발표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2006년 1월 서울대 조사위원회가 단성생식 가능성 및 논문 사진의 일부 조작문제를 제기해 관련 논문이 자진 철회되는 불운을 겪었다.

◆ 배아줄기세포란

배아줄기세포는 남성의 생식세포인 정자와 여성의 생식세포인 난자의 수정으로 생성된 수정란에서 유래한다.

수정란이 어머니 뱃속에서 아기로 성장할 때 약2조개의 세포가 생기는데 배아줄기세포는 이러한 다양한 종류의 세포로서 분화할 수 있는 능력을 가져 전분화능 줄기세포라고도 한다.

대량증식이 가능하며 거의 모든 신체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며 면역거부반응이 없어 타인과 타종에게 이식이 가능하다.

하지만 분화조절이 어려워 암세포로 될 가능성이 있어 기술의 정밀함을 요하며, 수정란의 파괴로 윤리적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