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올해 역전세난? 내년까지 3만가구 입주 대기

2014-02-04 17:00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 = 아파트 수급 시기 부조화로 전세난을 앓던 세종시가 되레 역전세난에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부터 세종시에 민간 아파트 입주가 본격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올해 말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공급이 더해지면 역전세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4일 부동산써브와 업계에 따르면 올해 세종시 입주예정 물량은 1만4681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내년에도 1만6000여가구가 입주할 예정으로, 2년에 걸쳐 무려 3만여가구가 집들이를 하는 셈이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2년동안 입주한 물량이 1만가구(총 9958가구)가 채 안된 것과 비교하면 올해부터 대대적인 입주가 시작되는 것이다.

세종시는 2012년 정부 부처 이전과 아파트 입주 시기가 엇갈려 지난해 심각한 전세난을 겪었다. 특히 지난해 말 2단계 행정기관 이전에 따라 6개 부처, 13개 기관 공무원 5600여명이 세종시로 옮기며 전세난이 더욱 악화됐다.

수요는 꾸준히 유입되며 이미 포화상태인데도 아파트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세종시 전셋값은 급등했다.

KB국민은행 부동산 시계열 조사에 따르면 세종시 내 3.3㎡당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2012년 말 300만원, 지난해 4월 439만원에서 지난달 492만원으로 치솟았다. 2012년 입주 초기 첫마을 아파트 전용 84㎡형 전셋값은 1억원 이하였으나, 지난해 말 2억2000만원에 계약이 이뤄지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세종시에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공무원들은 어쩔 수 없이 KTX 등을 이용해 서울·수도권 기존 주택에서 출퇴근하기도 했다.

조은상 부동산써브 팀장은 "세종시 전세난은 이미 예견됐던 일"이라며 "새로 입주하는 신도시인 만큼 수요와 공급 예측이 가능했지만 정부와 시공사가 입주시기를 제대로 맞추지 못한 탓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시는 그동안 1만여명의 유입인구에 비해 2012년의 경우 입주할 수 있었던 아파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첫마을 아파트 6520가구가 전부였다. 그나마 이 아파트는 계약자의 절반 정도가 원주민 등 주변 지역 실수요자였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행복청)에 따르면 입주자의 절반 이상이 대전·공주시 등 충청권에서 이주해 온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올 들어 세종시 전세난이 풀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셋값이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입주한 1-3 생활권 한신휴플러스의 전용 84㎡형 아파트 전셋값은 1억5000만원 안팎에 형성돼 있다. 이는 평균 2억원 정도인 첫마을 아파트에 비해 5000만원 가량 낮은 금액이다.

이 때문에 순위 내 청약마감 행진 기록을 세웠던 세종시 분양시장은 올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실제 입주물량이 없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분양으로 제한된 공급에 추격 매수세가 빠르게 붙었지만 앞으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올해 세종시에서는 총 1만9667가구가 분양예정이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세종시는 불과 몇개월 전 만해도 전세대란을 걱정했지만 오히려 올해 말 전세 만기가 돌아오는 세종시 첫마을 아파트 공급이 더해지면 역전세난을 걱정해야 할 형국"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종시는 아직 개발 기대감이 높아 당장 청약 열기가 꺾이진 않겠지만 전세시장 안정세에 접어들면 분양시장 열기는 물론 아파트값이 주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