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택 백두산 대책회의 수행간부 실세 부상
2013-12-12 18:19
박태성ㆍ황병서ㆍ김병호 등 5명
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이 북한의 세대교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양강도 삼지연에서 열린 '백두산 대책회의'에 참가한 수행간부들이 핵심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
장성택 숙청 이후 주변 측근들에 대한 제거작업이 본격화되면 이들이 맡았던 자리를 충원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세대교체 흐름에서 가장 주목되는 분야는 장성택이 자신의 사람들을 주로 포진시킨 것으로 알려진 노동당과 내각이다.
현재 노동당의 부장이나 비서, 내각의 상(장관) 중의 일부가 장성택 숙청의 후속조치로 제거되면 자연스럽게 당 부부장과 부상급 인사들이 약진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장성택 실각 시점인 지난달 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양강도 삼지연군 시찰을 수행한 간부 중에도 새롭게 뜨는 실세가 많다.
수행자 8명 가운데 박태성·황병서·김병호·홍영칠·마원춘 등 당 부부장 5명은 앞으로 당 원로들을 대신할 핵심 세력으로 꼽힌다.
삼지연군은 백두산 지역으로, 북한이 성역화하는 '백두 혈통'의 상징적 공간이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 들어 과학기술 등의 분야에서 20∼40대 젊은 층의 역할을 부쩍 강조하는 것 역시 이번 사건으로 세대교체가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는다.
특히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8일 사설에서 "혁명과 건설의 모든 분야가 젊음으로 약동하고…"라고 표현하는 등 김정은 체제는 사회 전반에 ‘젊음’이라는 키워드를 내세우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장성택의 사람이 장악한 것으로 알려진 당 통일전선부 등 대남기구도 인물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 대북사업 관계자는 "2004년 장성택의 가택연금 때도 원동연 부부장 등 대남사업을 하던 인사들이 대거 교체됐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장성택의 숙청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이는 군부의 요직에는 김격식 전 총참모장 등 원로들이 2선으로 후퇴하고 장정남 인민무력부장, 서홍찬 인민무력부 제1부부장, 리영길 총참모장 등 젊은 소장파 군인들로 채워졌다.
야전군의 핵심인 군단장들도 대장급 인사에서 상장급의 소장파 군인들로 대거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기득권에 크게 얽매이지 않고 전문성이 강한 젊은 인물들이 중용되면 북한 사회에 새로운 활력과 변화를 가져다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그러나 장성택 숙청 이후 원로그룹이 퇴진하고 비교적 젊은 층으로의 세대교체가 이뤄지면 경험부족에서 비롯된 시행착오가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장성택의 숙청 이후 당과 내각에서 구세대 인사가 현직에서 많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 등에서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테크노크라트가 더 힘을 발휘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