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가맹횡포부린 CU·세븐일레븐 '불공정약관 시정'

2013-10-24 12:01
-CU·세븐일레븐 가맹계약서 심사청구건<br/>-과중·부당한 위약금 조항 '삭제 및 감경'

아주경제 이규하 기자=공정거래위원회가 편의점 가맹본부의 과중·부당한 위약금 횡포를 뜯어 고칠 것을 명령했다.

공정위는 일일 송금의무 위반 시 과중한 위약금 조항, 중도해지시 과중한 위약금 조항 등 불공정약관을 운영해 온 코리아세븐·BGF리테일(CU) 등 편의점 가맹본부의 가맹계약서 심사청구건에 대해 시정 조치한다고 24일 밝혔다.

공정위에 따르면 이들은 가맹계약서상 일일 송금의무 위반 시 과중한 위약금 조항, 중도해지시 과중한 위약금 조항, 임대료 증가분을 가맹점주에게 전가하는 조항 등 불공정약관을 운영해 왔다.

먼저 세븐일레븐은 정당한 사유 없이 송금의무를 가맹점주에게 전가했다. 일일 송금의무는 가맹본부가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물품을 원가로 공급하고 가맹점의 매출총이익을 일정비율로 배분하면 가맹점주는 매일 매출액 전부를 가맹본부로 송금하는 방식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를 정산해 매월 가맹점주에게 정산금을 지급하나 지연일수 하루당 1만원의 송금 지연가산금을 부과해 왔다.

매일 1만원의 가산위약금은 연이율로 환산하면 수백·수천 %에 달하는 등 가맹점주에게는 과중한 부담일 수밖에 없다. 이는 현행법상 인정되는 최고이자율인 이자제한법상(30%)·대부업법상( 39%)과 비교해도 현저하게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공정위는 세븐일레븐에게 일 미송금액에 대한 연이율 20%로 위약금을 대폭 감경하도록 명령했다.

예를 들면 평균 송금가능액이 100만원인 가맹점주가 일 송금액 100만원을 30일 동안 미송금할 경우에는 1일 548원, 30일 1만6440원의 위약금을 물면 된다.

또 공정위는 세븐일레븐이 가맹점주에게 임대료 증가분을 부당 전가한 조항도 삭제키로 했다. 위탁가맹계약은 가맹본부가 점포를 임대하는 유형으로 가맹점주는 점포의 임대차 권리를 가질 수 없다. 따라서 임대료 결정에 아무 영향도 없는 가맹점주에게 임대료 인상분을 부담시키는 것이 불공정하다는 게 공정위의 판단이다.

특히 편의점 점주가 중도해지하면 과중한 위약금을 떠넘겨온 CU·세븐일레븐의 조항도 대폭 시정키로 했다. 가맹본부의 초기 투자비용이 상당하고 잔여 계약기간 동안 기대수익 상실이 발생할 수 있지만 월평균 가맹수수료의 10개월분 이상 위약금 부과는 과중하다는 것.

이에 따라 공정위는 위약금을 월평균 가맹수수료의 최소 2개월 분(4년 경과)에서 최대 6개월분(3년 미만)으로 감경토록 했다. 편의점업 모범거래기준에서는 중도해지 시 위약금을 계약금액의 10%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월평균 가맹수수료가 300만원이라고 가정할 때 3년이 된 시점에서 해지 위약금은 1200만원이 된다.

이유택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이들 약관조항은 가맹점주들에게 과중한 또는 부당한 금전적 부담을 지우는 불공정약관”이라며 “다만 심사대상 가맹본부들은 약관심사 과정에서 해당조항을 자진해 시정했고 현재 시정된 약관을 사용하고 있다. 부당한 비용 전가로 인한 피해가 대폭 감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공정위는 심사청구건 외에도 주요 편의점 가맹본부 4개사가 사용하는 가맹계약서를 전반적으로 점검해 불공정약관을 시정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