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온라인으로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으는 크라우드펀딩 관련 규제가 대폭 완화된다. 특히 기업들의 공시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서태종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국장은 26일 "창업기업가 등이 유망한 사업 계획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있더라도 이를 사업화할 자금이 없어 사장되는 경우가 많다"며 "크라우드 펀딩으로 일정 금액 이하를 모집하는 기업에게는 증권신고서 제출을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은 온라인을 통해 다수 투자자에게서 소액 자금을 모집해 창업 초기의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새 정부 들어 벤처투자 활성화 방안의 하나로 주목받았다.

서 국장은 "증권신고서 면제의 기준은 자금 모집금액 7억원 내외로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집할 수 있는 증권 종류도 지분증권, 채무증권, 투자계약증권 등으로 넓어진다.

금융위는 크라우드 펀딩에서 기업과 다수 투자자 사이 중개업무를 하는 '온라인소액투자중개업자' 제도를 만들기로 했다. 중개업자는 최소한의 필요자본을 갖추면 금융위에 등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최소 필요자본은 5억원 수준으로 검토되고 있다.

다만 중개업자가 개별 투자자에게 투자를 권유하거나 자신이 중개하는 증권에 대한 자체투자는 금지된다.

금융위는 개인 투자자가 크라우드 펀딩에 투자할 수 있는 금액을 1개 기업당 200만원 정도의 소액으로 제한하고 허위·부실 공시에 대해서는 발행인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하는 등 투자자 보호 장치를 마련할 예정이다.

서 국장은 "현재 크라우드 펀딩 제도 도입에 관한 내용이 포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돼 있다"며 "가급적 올해 정기국회에서 처리되게 하고 내년 중 창업 기업이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도록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