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95세 노인, ‘에이지 슈트’ 1000번 기록

2013-09-26 13:19
45세에 골프입문 후 71세 때 처음 68타 기록…최근 92타 기염…‘그랜드 슬래머’ 게리 플레이어도 이겨

레오 루켄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골퍼들이 바라는 것 중 하나가 ‘에이지 슈트’다. 

이는 한 라운드를 자신의 나이 이하 스코어로 마치는 것을 뜻한다. 60대 후반에 가서야 바라볼 수 있는 진기록이다. 기량·건강·경제력·골프친구 등 4요소가 결합돼야 달성할 수 있는 것으로 손으로 꼽을 정도의 소수만이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다.

그 진귀한 기록을 24년동안 1000번이나 세운 골퍼가 있다. 미국 사우스 캐롤라이나에 사는 레오 루켄(95) 할아버지다.

미국 골프닷컴과 골프채널에 따르면 루켄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사우스 캐롤라이나주 힐튼헤드의 팔메토 듄스 오션프런트리조트의 조지 파지오GC에서 92타를 기록했다. 자신의 나이보다 3타나 적은 스코어로 한 라운드를 마친 것이다.

당일 그가 플레이한 코스 길이는 6239야드(약 5705m)였으며 파는 72였다. 그는 6번홀(165야드)에서 그린사이드 벙커샷을 곧바로 홀에 넣어 버디로 연결했고 마지막 홀(파4)에서는 더블보기를 했다.

소시적 소프트볼 명투수로 이름을 날린데서 보듯 운동신경이 유달랐던 그는 45세가 돼서야 처음 골프클럽을 잡았다. 평생 공식적인 골프레슨을 받아본 적도 없다. 그런데도 71세 때 인디애나주 포트 웨인에서 68타를 쳐 첫 에이지 슈트를 기록했다. 그 스코어는 자신의 생애 베스트 스코어다. 지난봄에는 결혼 75주년을 맞았다. 아내도 얼마전까지 그와 함께 댄스교습을 할 정도로 정정하다.

핸디캡 21(그로스 스코어 기준 93타수준)로 ‘보기 플레이어’인 그는 요즘도 주 3회 라운드를 한다. 세 번 나가면 두 번은 에이지 슈트를 기록한다.

레오 루켄의 드라이버샷 모습.  '레귤러 티'에서 치는데다 그의 스윙은 95세의 노인답지 않아 보인다.       [미국 골프닷컴]

그는 8년전 한 에이지 슈트대회에서 ‘커리어 그랜드슬래머’ 게리 플레이어(78·남아공)와 만났다. 당시 루켄은 87세, 플레이어는 70세였다. 플레이어는 예나 지금이나 골프는 물론 체력관리를 잘 하기로 정평난 선수다. 그런데도 동일조건에서 벌인 경기에서 루켄이 플레이어를 이겼다고 외신은 전한다.

루켄은 “당시 플레이어가 참가자들에게 ‘에이지 슈트를 몇 차례나 했는가?’고 물었다. 어떤 사람은 12회, 어떤 사람은 30회라고 대답했다. 내게 와서 묻기에 ‘529회 했다’고 했더니 ‘정말? 믿기 어렵네요’라고 놀랐다. 그는 내가 거짓말을 하는 것으로 여기는 듯했다.”고 회고했다. 루켄은 다음날 벌어진 대회에서 530회째 에이지 슈트를 하고 우승했다.

팔메토 듄스리조트의 수석 골프교습가인 더그 위버는 “레오는 내가 본 사람 중 운동신경이 가장 뛰어나다. 그는 호전적인 경쟁 마인드를 갖고 있으면서도 겸손하고 우아한 면을 갖추고 있다.”고 말한다.

골프는 늦게 시작해도 얼마든지 기록에 도전할 수 있고, 나이 들어서도 즐길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그는 증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