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한국은행은 하나금융지주에 넘긴 외환은행 주식 가격을 제대로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가격 결정을 청구했다고 25일 밝혔다.

한은은 외환은행 설립 당시 100억원을 출자해 지분 6.1%를 보유한 외환은행의 2대 주주였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과 합병하면서 외환은행 주식을 하나금융 주식으로 변경하는 포괄적 교환을 결정했으나, 한은은 영리기업 주식 소유가 금지돼 있는 한은법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보유주식 전량을 매각키로 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보유주 3950만주를 외환은행(하나금융지주)에 주당 7383원에 매각했다. 당초 한은의 취득원가는 3950억원으로, 주식 매각으로 인해 한은은 장부상 1034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앞서 한은은 금융위원회에 주식매수 가격을 높여달라고 청구했으나 기각된 바 있다. 이에 법적 검토를 거쳐 지난 12일 적정 주식매수가격에 대한 결정을 청구한 것이다.

조정환 한은 금융검사분석실장은 이와 관련해 "법률상 주식매수청구권자의 권리가 보장되고 있는 점을 고려해 한은은 선량한 관리자로서 법과 원칙에 따라 최선을 다한다는 취지에서 이러한 청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한은이 외환은행 주식 보유하게 된 경위와 주식을 처분하는 데 있어 여러 법적 제약, 한은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서 합리적으로 적정하게 판단해 줄 것을 법원에 청구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 요구하는 주식교환 무효 소송에 대해서도 검토중이다. 조 실장은 "당사자 적격 여부, 무효 판결의 효력 등 쟁점이 많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며 "소송제기 기한 내 소 제기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