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주장삼각주 경제권> '9+2=1'…역내 경제협력 '박차'
2013-09-17 09:47
[그래픽=김용민 기자] |
왕양(汪洋) 중국 부총리가 9일 중국 구이저우(貴州)성 구이양(貴陽)에서 열린 제9회 범주장삼각주 역내 협력발전 포럼’에 참석해 주장삼각주 지역의 경제협력 강화를 주문하면서 한 발언이다.
범주장삼각주 경제권은 기존의 주장삼각주에서 한층 더 확대된 개념이다. 광둥(廣東)성을 비롯해 푸젠(福建)·장시(江西)·구이저우·광시(廣西)자치구·쓰촨(四川)·윈난(雲南)·후난(湖南)·하이난(海南) 등 9개성과 홍콩·마카오 행정자치구 2곳을 묶어 ‘9+2 범주장삼각주’ 경제권으로 불리기도 한다.
범주장삼각주 경제권 건설 구상안을 가장 처음 제의한 것은 현재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으로서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장을 맡고 있는 장더장(張德江)이다. 그는 과거 광둥성 서기 재임 시절인 2004년 광둥성 경제발전 자문위원을 면담하는 자리에서 범주장삼각주 경제권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번영한 지역이며 성장 잠재력이 가장 막강한 지역이 될 것이라며 구상안을 처음 밝혔다.
2004년 범주장삼각주 경제권 첫 출범 당시 경제규모는 6526억 달러로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인도와 필적할 만했다. 지금은 홍콩·마카오를 제외한 대륙 9개성의 전체 지역 총생산액(GDP)만 15조7000억 위안(약 2788조원)으로 중국 전체 GDP의 32%를 차지할 정도로 무섭게 성장했다. 총 면적은 199만4500㎢로 중국 전체 면적의 5분의 1, 인구 수는 4억70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범주장삼각주 경제권이 10년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내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천혜의 지리적조건을 바탕으로 서로 다른 경쟁력을 보유한 각 지역이 상호보완 발전해 온 덕분이다.
우선 개혁개방 1번지 광둥성의 든든한 경제력과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의 글로벌 경쟁력을 밑거름으로 상전벽해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동남아 지역과 국경을 맞댄 광시자치구는 아세안 신흥시장과의 경제통합의 교두보 역할을, 대만 해협을 사이에 두고 대만과 마주한 푸젠성은 ‘차이완(Chiwan·중국과 대만의 영문 합성어)’시장 개방의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이밖에 구이저우성은 에너지 전력 자원의 보고, 하이난성은 국제관광섬으로 발전해 나가는 등 저마다 특색 있는 역할을 발휘하고 있는 것.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두잉(杜鷹) 부주임은 “범주장삼각주 지역은 중국 경제발전의 엔진역할을 하고 있는 주장삼각주 지역과 풍부한 자원과 노동력을 보유한 광활한 중서부 내륙지역까지 모두 포함하고 있어 지역적 비교우위가 명확하고 산업발전의 상호보완성이 강해 향후 협력을 확대해나갈 수 있는 동력과 잠재력이 막강하다"고 설명했다.
향후 중국 중앙정부도 범주장삼각주 경제권 발전에 아낌없는 지원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포럼석상에서 중국 ‘차세대 잠룡’으로 꼽히는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가 상하이(上海)에 이어 광둥성에 홍콩 마카오 일부 지역을 묶은 '제2 자유무역지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각기 다른 11개 지역이 범주장삼각주 경제권 내에서 '9+2=11'이 아닌 '9+2=1'이라는 화학적 결합을 이뤄내기까지 과제도 만만치 않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내 교통인프라 확충이다. 12차5개년 규획에 따라 2015년까지 범주장삼각주 지역에는 총 4만km 이상 길이의 철로가 깔리며 이중 고속철 건설길이는 1만km 이상에 달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현재 경제권내 고속도로·고속철 건설사업은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 2009년 우한~광저우 고속철 개통에 이어 2010년 푸저우~샤먼 고속철이 개통됐으며, 샤먼~선전 고속철도 연내 개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밖에 우한~청두 고속철과 구이저우~광시~광둥 3개성을 잇는 구이광 고속철이 내년 개통되고, 창사~쿤밍 고속철도 2016년 깔릴 예정이다. 윈난성 쿤밍과 미얀마 수도 양곤을 잇는 고속철의 3월 착공을 시작으로 미얀마와 베트남·캄보디아·태국·라오스·말레이시아·인도 등 동남아국가를 잇는 4개 노선의 ‘범아시아 고속철’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건설하기로 한 것도 향후 범주장삼각주 경제권 발전에 촉진제 역할을 할 전망이다.
지방보호주의를 타파해 지역간 행정 장벽을 철폐함으로써 인적·물적 자원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해결과제다.
지원린(冀文林) 하이난성 부성장은 “역내 각종 진입 장벽을 낮춰 시장·산업간 칸막이를 없애고 민간자본이 서비스업에 진입할 시 유리장벽을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쥔쿼(張軍擴) 국무원 발전연구중심 부주임은 “역내 통합된 시장 구축을 위해 노동력을 비롯해 요소자원이 자유롭게 이동 분배 결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