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건설 중인 마천루 전세계 87%…"이래도 되나"

2013-08-06 15:03

창사시의 모습. [창사(중국)=신화사]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최근 중국에서 건설 중인 마천루 수가 전세계의 87%를 차지하는 등 초고층 빌딩 건설 붐이 이어지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세계 20위권 마천루 중 10곳이 중국에 속할 만큼 최근 중국에 초고층빌딩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증가하면서 향후 3년간 중국에 5일에 한 개씩 마천루가 증가해 5년 뒤에는 중국 마천루 수가 800개를 넘어서 현재 미국 초고층빌딩 수의 4배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중궈징지저우칸(中國經濟周刊)이 6일 보도했다.

특히 얼마 전 중국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 들어설 예정이던 세계 최고높이의 마천루인 '하늘도시(天空城市)' 공사가 정식절차를 밟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단되면서 무리한 마천루 건설 추진의 부작용과 유용성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당겼다.

중궈징지저우칸은 "뉴욕·도쿄·홍콩·상하이 등 세계적인 도시의 경우 인구증가와 경제성장에 따라 토지이용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초고층빌딩이 필요하지만 상대적으로 낙후된 창사의 경우 세계 최고층빌딩이 들어설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만약 세계 최고층 빌딩이 갖는 유명세로 전 세계에 창사의 이미지를 각인시키려한 것이라면 그야말로 유아적 발상"이라며 "도시의 이미지를 결정하는 것은 최고층빌딩이 아니라 도시계획·교통상황·환경 등 공공서비스와 주민들의 시민소양"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1930년대 미국 뉴욕의 마천루 건설 붐이 미국의 경제력과 과학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고 1960년대 일본의 마천루 붐은 전쟁 후 일본이 건재함을 보여주기 위해서였다면 현재 중국의 초고층빌딩 건설 열풍은 단순히 '벼락부자'의 과시욕의 발현이자 오히려 무력한 모습을 감추기 위한 것으로 문제가 더 크다고 강조했다.

얼마 전 미국 경제전문 온라인매체인 '비즈니스 인사이더'도 바클레이즈 은행이 발표하는 소위 '마천루 지수'가 중국의 초고층빌딩 건설 붐이 중국 경제의 하강압력이 커지고 있음을 방증한다고 보도해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1999년부터 발표된 마천루지수는 최고기록을 넘어서는 최고층빌딩이 새롭게 들어서는 시점에 경제위기가 찾아오고 건물 높이가 높아질 수록 불황이 심각하다는 내용을 근거로 매겨진다. 이에 따라 중국 창사시가 추진하는 838m 높이의 세계최고 마천루 건설이 또 다른 경제위기의 전조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