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루 더 그린> ‘베테랑’ 랑거, 벙커샷 한 번 실수로 메이저타이틀 날려

2013-07-30 14:58
박인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항아리 벙커는 피하는 것이 상책

문제의 벙커샷.  베른하르트 랑거는 이 벙커샷 실수로 메이저타이틀을 놓쳤다.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미국PGA 챔피언스투어에는 메이저대회가 5개 있다. 영국에서 열리는 시니어오픈챔피언십도 그중 하나다.

올해 시니어오픈챔피언십은 영국 잉글랜드의 로열 버크데일GC(파70)에서 치러졌다. 4라운드가 악천후와 일몰로 순연되면서 대회는 29일 아침(현지시간) 끝났다.

마크 위브(56·미국)와 베른하르트 랑거(56·독일)는 합계 9언더파 271타로 공동 1위를 이룬 후 28일 연장전을 벌였으나 두 홀을 치를 때까지 승부를 내지 못했다. 날이 어두워져 연장승부는 월요일로 순연됐다. 대회 27년 역사상 월요일에 챔피언을 결정한 것은 처음이다.

정규투어 시절 마스터스에서 두 번이나 우승한 랑거는 4라운드 17번홀까지 2타차 선두였다. 2010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두 번째 우승컵을 안는 듯했다.

그러나 그는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인 18번홀(파4)에서 뼈아픈 실수를 했다. 어프로치샷이 그린앞 항아리 벙커에 빠졌다. 턱이 높았으나 나오지 못할 상황은 아니었다. 그의 첫번째 벙커샷은 그러나 조금 낮아 벙커턱 윗부분을 맞고 다시 벙커에 멈췄다. 두 번째 벙커샷을 올려 2퍼트로 마무리한 그는 더블보기로 홀아웃했다. 단독 1위에서 공동 1위로 내려가 연장전에 들어갔다.

월요일 아침 8시 시작된 연장 세 번째 홀에서 랑거는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3.6m 버디퍼트 기회를 맞았으나 놓치고 말았다. 그리고 연장 다섯 번째 홀. 위브가 기막힌 어프로치샷에 이어 2퍼트로 파를 잡은 반면 랑거는 그린미스 끝에 보기를 기록했다. 위브는 정규투어와 챔피언스투어를 통틀어 메이저대회에서 첫 승을 올렸다.

랑거는 “정규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벙커샷 실수가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챔피언스투어에서 18승이나 올린 그였으나 벙커샷 한 번 잘못한 바람에 메이저타이틀을 눈앞에서 놓쳤다.

이 사례는 이번주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대기록을 노리는 박인비(25·KB금융그룹)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항아리 벙커는 피하는 것이 상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