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50대 젊은 회장 탄생, 경제단체 변화 바람 불까?
2013-07-29 16:00
아주경제 채명석·박재홍 기자= 국내 최고(最古)·최대(最大) 민간경제단체인 서울상공회의소 및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에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후보에 추대된 것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2013년 현재 대한상의는 71개 전국 상의로 구성된 정회원과 94개 단체 및 협회로 구성된 특별회원으로 이뤄졌다. 또한 정회원인 전국 71개 상의에는 13만5000여 회사 및 단체 회원이 가입돼 있다.
조직의 규모가 워낙 크고, 국내외적으로 그 역할의 범위가 방대하기 때문에 통상 대한상의 회장은 상공업계의 원로 또는 정치인·관료 출신이 주로 맡아왔으므로 50대 '젊은 회장'이 맡게 됐다는 점 자체가 파격적이다.
이는 내년이면 130주년을 앞둔 대한상의가 자체적으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해야 함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 2005년 박용성 회장의 뒤를 이어 대한상의 회장직에 오른 손경식 전 회장은 8년 가까운 재임 기간 중 위기에 놓여 있던 대한상의를 부활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2010년대 중반으로 가고 있는 현 상황에서는 언제까지 원로들의 경험과 노하우에만 의지해 연명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이 퍼져가고 있다. 새로운 경영관과 세계관으로 미래에 대한 젊은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는 회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들어 산업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경제단체들이 업계의 실질적인 입장을 대변하기보다는 정부의 눈치를 살피기에 급급한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존재의 이유를 스스로 깎아내려 왔다.
재계 고위 인사는 "최근 들어 경제단체들은 이익단체라는 태생적 근원을 버리고 마치 공공기관의 역할에만 매달리려는 모습이 역력한 것 같다"면서 "회원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연이어 법적 구속을 당하고 있는 상황은 외면한 채 창조경제와 동반성장에만 몰두하고 있는 점은 문제가 있다. 우리의 입장을 더욱 적극적으로 개진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상황에서 박용만 회장이 대한상의를 맡았다는 것은 대한상의를 넘어 경제단체 모두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응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킬 것이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박용만 회장은 '소통경영'의 범위를 단순히 기업이 소비자와 주고 받는 대화의 수준을 넘어 소셜네트워크스서비스(SNS)라는 도구를 통해 CEO가 직접 일반 개인들과 통하는 방법을 제시했다.
대기업과 중소·중견기업, 정부와 국회, 사회·노동단체 간 관계는 극단적 양극화로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서 서로가 서로를 외면하고 무시하는 상황으로까지 치닫고 있다. 국론분열로까지 표현되는 위기상황 속에서 어떤 방법으로든지 대화를 이끌어내는 박용만 회장이 소통능력을 십분 발휘해 갈등을 완화시켜주길 바라고 있다.
또한 그가 학산시키고 있는 두산그룹의 새로운 기업가치인 '두산 웨이(way)'의 가치의 의의를 대한상의와 회원사로 확대해 적용함으로써 다른 기업들도 이를 본받아 내재적 경쟁력을 키워 세계화에 속도를 낼 수 있기를 원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10년을 책임질 오너들은 정작 자신의 기업에만 열중할 뿐 경제단체장과 같은 명예직을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박용만 회장의 취임을 계기로 새로운 세대의 CEO들이 전경련을 비롯한 다른 경제단체 활동에 적극 참여해 변화를 일으켜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