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부, 지상파 반발에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 주춤
2013-07-29 13:54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미래창조과학부가 지상파 방송사의 반발에 따라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을 위한 조사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29일 미래부 관계자는 “방송사의 반발이 있어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을 강행할 수는 없다”며 “오해를 풀고 설득을 하는 작업을 하겠다”고 말했다.
미래부는 지난 3·20 사이버테러 당시 주요 방송사에서 피해가 발생하면서 현재 209곳을 지정한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을 KBS, MBC, SBS, EBS 등 지상파 방송사, 집적정보통신시설, 의료기관 등 2017년까지 400개 수준으로 2배 확대할 방침을 밝혀왔다.
방송설비 및 직접정보시설에 대해서는 올해 지정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미래부의 방침이었다.
주요 시설에 대해서는 사이버테러에 의한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에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로 지정해 보안 수준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기반시설로 지정되면 연 1회 정보보호 컨설팅 전문업체를 통해 취약점을 분석해 보호대책을 수립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조치 프로세스를 수립해 이행을 확인하게 된다.
미래부의 지정 추진 작업은 방송사들이 지난 24일 코엑스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설명회를 보이콧하자 멈춰버렸다.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을 위한 사전 지정 조사가 필요하지만 방송사 반발로 불가능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은 미래부 조사를 통해 국가사회중요성, 기반시설의존도와 타기관시설과의 연계성, 피해규모, 복구용의성 등에 대해 평가해 일정 점수 이상이면 해당 담당 부처에 미래부가 권고하고 부처가 60일 이내에 결정을 통보해 기반보호실무위원회에서 결정하게 된다.
지상파 방송사는 방송통신위원회에 미래부가 권고하도록 돼 있다.
미래부는 방송사 노조 등이 언론 사찰과 감시 등의 우려를 들어 지정을 반대하고 있는 데 대해 전체 시스템을 건드리는 것이 아니며 특정 보안 범위를 설정해 진행하기 때문에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서면 등을 통해 보호 대책이 어느 정도의 이행이 진행됐는지 파악하는 과정을 거칠 뿐 내부 콘텐츠를 볼 수도 없고 권한도 없다는 설명이다.
미래부는 지상파 방송사에 대한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을 강행하지도 않고 철회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우선 설득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지정은 통제·감시 목적이 아니라 기업 스스로 정보보안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체계를 만들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반대가 있지만 설득 작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방송사의 반발이 지속될 경우 자율에 맡길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전망도 있지만 사회에 미치는 피해가 큰 만큼 지상파 방송사들이 보안 수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