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꼬치 먹고 응급실행, 알고보니 쥐약중독
2013-07-29 08:36
"쥐약을 먹은 쥐, 혹은 고양이 고기였을 것"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베이징에서 양꼬치를 먹은 환자의 피에서 쥐약성분이 다량으로 검출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베이징만보가 28일 전한 이 사건은 한달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동북지역에 사는 20세의 왕씨는 지난달 말 여자친구와 부모님을 모시고 베이징 여행을 왔다. 6월30일 왕씨는 복통을 호소하며 인근병원을 찾았고, 의사들은 왕씨에게 요로결석이 있음을 발견하고 이에 대한 치료를 했다.
하지만 배가 찢어지는 듯한 복통은 지속됐고, 병원에서는 해결책을 찾지 못한 채 지난 5일 상급병원인 차오양병원 응급실로 보냈다. 복통을 호소한지 6일째만에 왕씨의 몸에는 여기저기 커다란 검푸른 혈액반점이 생겨나 있었다. 둔부에 생긴 혈액반점은 무려 A4용지만한 크기였다.
병인이 밝혀지자 다행히 적확한 처방이 가능했고 왕씨의 병은 급속히 호전됐다. 의사들은 “복통이 시작된 날 저녁 왕씨가 베이징의 한 길거리 꼬치구이 좌판에서 양꼬치를 먹은게 원인일 것”이라며 “아마도 왕씨가 먹은 것은 양고기가 아니라 쥐약을 먹은 쥐, 혹은 쥐약에 죽은 쥐를 먹은 고양이 고기였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당시 함께 양꼬치를 먹었던 왕씨의 여자친구 역시 혈액에서 ml당 245마이크로그램의 브로마디올론이 검출됐었다.
이같은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5월 베이징의 한 응급실 의사는 본인의 웨이보를 통해 “피부 반점, 혈뇨, 코피 등 증상을 보이는 응급 환자가 실려 왔다”며 “혈액검사 결과, 쥐약 중독으로 밝혀졌고, 사실을 확인해보니 병원에 오기 전 길에서 파는 양꼬치를 먹었다고 하더라”라는 글을 올렸었다. 특히 그는 이같은 환자가 1년에 2~3명은 된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