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이미 시작" 하반기 기업경영 쟁점은?
2013-07-29 07:34
電·車 제외 제조업 영업이익률 5% 미만
특히 이 기간 영업이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기업들은 생산 축소, 매출 감소라는 외부 요인과 더불어 원가절감 및 비용 통제 등 내부적인 노력을 통해 간신이 이익을 거둬들였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 엔저현상 가속, 신흥국가 경제성장 둔화라는 악조건 속에서 불가피한 조치였으며, 단기간에 벌어진 시장환경 변화 속에 적절한 대처를 이뤄냄으로써 선방했다는 평가다.
하반기에도 기업들의 시장 전망은 그다지 밝지 않다는 점에서 위기경영은 계속될 전망이다. 기업 경영의 관전 포인트 또한 얼마나 시장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면서 생산·판매량을 조절하는 한편, 1%대나마 영업이익률 플러스 기조를 유지해 나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현대차 쌍봉 이끌어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올 상반기에도 우리 경제를 이끌었다. 두 업체가 상반기에 거둬들인 영업이익률(이하 연결기준)은 각각 16.6%와 9.6%로 최상위권을 이뤘다. 같은 전·차(電·車)업종에 속하는 하이닉스반도체(21.3%), 삼성전기(7.6%), 기아자동차(7.6%), 현대모비스(8.1%), 만도(6.1%), 현대위아(6.7%) 등도 양호한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LG전자(2.8%)와 LG디스플레이(3.9%)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익률을 나타냈지만 갈수록 수익여건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를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상반기 이익률이 마지노선, 끌어올릴 방안은?
하지만 전자와 자동차 업종도 수익성에 대한 위기감은 강해지고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자동차 업종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데다가 삼성전자도 스마트폰 성장 둔화에 따른 수익률 하락 기조가 눈에 띈다. 9월 이후에는 미국의 개학 특수와 연말 특수, 내년 초 중국 춘절 등이 몰려 매출 확대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들 특수가 얼마나 기업들에게 이익을 안겨줄지 미지수일 만큼 시장 상황은 좋지 않다. 품질과 더불어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서 출혈 매출도 불사해야 한다. 매출의 급속한 감소가 우려되는 부분이다.
비전·차업종도 심각하다. 상반기에 포스코의 영업이익률이 5.4%대까지 밀린 데다가 현대중공업(2.5%), 두산중공업(5.4%), 두산인프라코어(4.5%) 등 대규모 제조업체들의 수익률이 5% 내외까지 떨어졌다. 석유화학업종 대표기업인 SK이노베이션 3.1%, 종합무역상사인 삼성물산(1.2%), 대우인터내셔널(1.1%)은 아예 바닥권이다.
이에 각 기업들은 일단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을 마지노선으로 잡고 하반기에는 이를 반등시키기 위한 노력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기업 제조업체 관계자는 "불황 속에서는 어느 업체든 1%라도 이익을 남기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 시기에는 영업조직 강화와 함께 재무라인의 돈 계산이 더 빡빡해지고 생산조직의 재고관리도 철저해진다"며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지만 실제로 시장 수요에 최대한 맞춰 제품을 생산함으로써 재고 감소를 유도해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대형 고정고객과 더불어 판로를 보장해주는 중소형 고객사 발굴에 힘을 기울이는 작업을 가장 원활하게 실천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황 회복에 기대감, 투자 지속
다행히 철강과 석유화학 등 소재 업종은 3분기 이후 원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상황이라 하반기 실적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소재 업종 시장 회복은 다른 제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에는 석유화학 분야가 계절적 성수기인 데다 윤활유도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며 판매 확대와 함께 제품 가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측했으며, 포스코도 "미국 등 주요 고객사들의 경기회복에 대한 전망 보도가 나오고 있고, 철강가격 상승도 기대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도 상반기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각 업체들은 연초에 세운 투자계획은 그대로 유지해 나가기로 하는 등 불황 이후를 대비한 준비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총 24조원 규모의 시설투자를 하겠다는 투자계획을 내놓았다. 사상 최대였던 지난해의 22조8500억원보다 1조원 이상 늘어난 것으로, 하반기에만 15조원의 돈을 풀 예정이다.
현대차도 무리한 외형 성장은 지양하는 대신 시장별 수요 증가를 고려한 합리적인 생산량 증대는 계속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으며, 포스코도 연간 투자규모 7조~8조원(포스코 단독 기준 3조5000억~4조원)을 유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