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판매는 늘었지만…” 영업익 전년比 21% 감소(종합)

2013-07-26 10:05
-매출액도 원화 강세 등 영향 전년대비 0.6% 감소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기아자동차가 부실한 상반기 경영 성적표를 받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판매는 더 늘었지만 노조특근 거부에 따른 국내공장 가동률 하락 및 가공비 증가 등의 이유로 영업이익은 무려 20% 이상 감소했다.

기아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3년 상반기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고 올해 상반기에 매출액 24조1974억원, 영업이익 1조8305억원, 당기순이익 1조964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의 경우, 내수 및 수출 판매단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화 절상(-3.1%), 준중형 이하 차급 확대(52.7% → 53.4%)에 따른 판매믹스 악화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0.6%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노조특근 거부에 따른 국내공장 가동률 하락이 뼈 아팠다. 여기에 가공비 증가 및 1분기 일회성 리콜 비용 등의 요인으로 전년 대비 무려 21.0% 감소했다.

세전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관계회사 투자 손익 감소와 지난해 상반기 발생한 현대위아 처분이익 영향 등으로 금융손익이 감소, 전년 대비 각각 20.6%, 14.5% 감소했다.

그나마 2분기만 따졌을때 해외시장 판매 호조와 환율 안정 등의 영향으로 매출액 13조1126억원, 영업이익 1조1264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각각 18.3%, 60.0% 증가한 것이 눈에 띈다.

기아차는 올 상반기 전 세계 시장에서 K3·K5·K7 등 K시리즈를 비롯한 스포티지R·프라이드 등 주요 차종의 판매호조와 브랜드 이미지 상승 영향으로 전년대비 3.6% 증가한 144만5431대를 판매했다. (출고기준, 해외공장 생산분 포함)

판매 증가는 해외공장이 주도했다. 주간연속 2교대 시행과 노조의 특근거부 등의 영향으로 국내공장생산 분은 81만8096대로 3.9% 감소했지만 해외공장은 현지생산 차종의 판매호조를 바탕으로 전년 대비 15.4% 증가한 62만7335대를 판매해 국내공장 감소 분을 만회했다.

기아차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경기침체와 원화강세, 엔화약세 등 어려운 경영 여건 하에서도 해외시장에서 내수 판매 감소 분을 만회하고 지속적인 ‘제값 받기’ 노력을 기울임으로써 영업이익률 7.6%를 달성하는 등 선전할 수 있었다”며 “2분기는 광주공장의 추가물량 생산, 해외공장 가동율 증대로 출고 판매 증가 및 신차 효과를 통한 판매 단가 상승 등 전분기 대비 지속적인 실적 개선 추세를 이어 갈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기아차도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하반기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기아차에 따르면 미국 경제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 및 중국의 저성장 안정화 정책으로 글로벌 주요 시장 자동차 판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이에 따라 기아차는 해외시장에서 높아진 제품 및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현 위기상황을 근본적인 기업 체질 개선 및 경쟁력 강화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제값 받기’를 통한 내실경영을 더욱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시장 환경 변화에 철저히 대비하여 지속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라며 “이를 위해 스포티지 개조차 및 쏘울 신차의 성공적인 론칭으로 내수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한편, 미국시장에서는 적극적인 신차 마케팅으로 업체간 시장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에서는 기존의 K3, K2에 대한 판촉을 강화하고, 현지 전략차종 출시 및 공격적인 딜러 확대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며, 기타 시장에서도 맞춤형 마케팅 전략을 통해 판매강화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