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어붙은 강남 재건축…공인중개사 '개점휴업'

2013-07-23 17:42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이 거래절벽으로 인해 '개점휴업'에 들어갔다. 사진은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아주경제DB]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지난 5월 9억2500만원까지 거래됐던 은마아파트 전용 84㎡형은 현재 1주택자 물건이 8억6000만~8억8000만원에 매물이 나와도 거래가 안돼요. 이 일대 공인중개업소는 수십 곳에 달하는데 문의조차 별로 없어 전화기 회선을 돌려놓고 출근도 안하는 중개사도 있습니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H공인 관계자)

서울 강남권(강남·서초·송파구) 재건축 아파트 일대 공인중개업소들이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 6월 말 취득세 감면 조치가 종료된 이후 문의조차 끊긴 곳이 상당수다. 계절적 비수기에 장마까지 겹치면서 단지 내 상가에 수십개씩 몰려있는 공인중개업소를 찾는 방문객을 찾아보기 힘들다.

2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7월 아파트 거래량은 강남구 54건, 서초구 36건, 송파구 33건으로 지난달의 10%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그나마도 기존 아파트 거래량이 대부분이라는 것이 현지 공인중개업소의 전언이다.

강남구 개포동 서울공인 김진호 대표는 "그동안 있던 강남권 재건축 매수수요는 지난 6월까지 거래가 거의 다 이뤄졌다"며 "일부 투자수요도 이달 들어 관망세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이처럼 거래가 끊기다 보니 집값 역시 4·1 대책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 4월 말 6억원까지 거래됐던 개포동 주공3단지 전용 35㎡형은 이달 들어 4500만원 빠진 5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호가(집 주인이 부르는 값)는 5억7000만~5억8000만원 선에 형성됐으나 실제 이 가격으로 거래되는 사례는 거의 없다. 그나마 이 아파트는 재건축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 꾸준히 문의라도 있는 편이다.

청담동 삼익아파트의 경우 중대형 단지인데다 1대 1 재건축 방식이어서 거래가 이뤄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매매가 역시 하락세다. 이 아파트 전용 104㎡형은 올초 9억4000만원에서 지난달 말 9억원으로 떨어졌다. 현재는 8억7000만원까지 급매물이 나왔지만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거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송파구 가락동 시영아파트 전용 40㎡형은 4월 말 5억2000만원에서 6월 말 4억7500만원으로 떨어졌다.

이같은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거래절벽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가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을 발표했지만 실제 시행은 국회 통과를 거쳐 빨라야 9월 이후에나 가능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몇년간 일시적인 거래 회복을 위해 취득세 인하를 남발해왔기 때문에 시장도 학습효과가 생겼다"며 "취득세 영구 인하 방침이 발표된 이상 시행을 기다리며 매입을 미루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