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통화유통속도·통화승수 하락, 신용경색 의미 아니다"
2013-07-14 13:43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한국은행은 최근 통화유통속도 및 통화승수의 하락에 대해 신용경색이나 신용창출 기능 저하 때문이 아니라고 14일 밝혔다.
한은 통화정책국의 금융시장팀 김 철 과장·표상원 조사역은 ‘BOK 이슈노트 : 주요 통화관련 지표 동향 및 평가’ 보고서를 통해 “통화유통속도 및 통화승수의 추세적 하락은 금융·경제 구조 변화, 제도·정책 변경의 영향 등을 반영하는 지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며 이 같이 설명했다.
통화승수란 광의통화(M2)를 본원통화로 나눈 것이고, 통화유통속도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M2로 나눈 것이다. 시중에 풀린 돈이 얼마나 잘 돌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통화유통속도는 지난 2000년 1분기 0.87에서 2011년 4분기 0.72, 올해 1분기 0.70으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보고서는 “통화유통속도의 하락은 금융산업 성장, 신(新) 금융상품 확산에 따른 금융심화 등으로 실물경제대비 통화수요·공급이 구조적으로 확대된 데 따른 것”이라며 “이는 미국, 유로,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통화유통속도가 최근 하락한 데는 통화공급 확대와 경제성장세 둔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통화승수 역시 2000년대 들어 약 25배 수준에서 등락하며 비교적 안정적 모습을 보이다가 2009년 6월 25.5배에서 올해 5월 20.9배로 떨어졌다.
이에 대해서도 보고서는 “5만원권 발행, 저금리에 따른 화폐보유 비용 감소 등으로 현금보유성향이 강화된 데다 안전자산 선호 증대에 따른 예금 등 지준적립대상 상품 확대 효과가 가세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한 보고서는 “신용경색 여부 등은 통화유통속도 및 통화승수와 같은 총량지표가 아니라 신용스프레드, 연체율, 가계 및 기업의 자금조달 동향 등 미시적 지표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