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틈새규제’ 완화한다더니…

2013-07-07 17:15
-정부 ‘기업·애로 국민부담 해소 대책’<br/>-전년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 20건 중 8건은 여전히 표류 중

아주경제 이규하·김동욱 기자= 정부가 중소기업 및 국민부담 완화를 위한 틈새 규제 완화조치를 잇따라 내놓고 있으나 '구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선심성' 대책 홍보에만 분주하고 실질적 완화 해결에는 미온적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7일 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규제정비종합계획을 통해 창조경제·투자활성화 저해 및 국민 불편을 초래하는 규제 595건에 대해 완화·폐지를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 틈새 규제를 완화하겠다던 각 부처의 과제별 추진계획은 여전히 해결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새 정부 출범 이후 경제활성화를 위한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방안을 확정하고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와 함께 의료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지역 확대(교육과학기술부), 열병합발전소의 유기성 오니 사용 허용(환경부), 막걸리 판매용기 제한 완화·소규모 맥주제조자 영업장 외 시음회 실시 허용(국세청) 등 20개 규제를 풀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공정위의 액션 행보에도 불구하고 경제 각 부처들의 칸막이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이제껏 해결된 틈새 규제 완화는 총 20개 과제 중 12건에 불과하다. 지난해 풀렸어야 할 틈새 규제와 올해까지 예정된 나머지는 여전히 안갯속이다.

틈새 규제는 작지만 서민과 영세기업 등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들이다. 전통주를 우체국 홈페이지 등 인터넷에서 구매할 수 있게 했고, 구매 한도도 1인당 종전 하루 50병에서 100병까지 허용하는 등 기업의 단체구매 불편 및 영세 전통주 시장의 활성화를 해결한 성과는 틈새 규제 완화의 대표적인 사례다.

간장·막걸리에 사용이 가능해진 사카린의 허용범위 확대도 당뇨 및 비만 환자가 늘어나는 현실을 감안하면 기업환경 개선과 소비자 부담 완화를 동시에 해결한 예다.

국세청, 교육과학기술부, 인천국제공항, 환경부 등 각 부처별로 경쟁제한적 규제 개선방안 해결에 나름대로 몰두하고 있지만 규제 완화와 반대의 양론이 팽팽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게 문제다.

정부 관계자는 "이미 완화됐어야 할 규제가 정부 부처간 이견보다는 전문가·시민단체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에서 반대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는 건 사실"이라며 "각 부처별 경쟁제한적 규제 완화는 시행규칙 개정에 이미 포함돼 있는 만큼 다른 개정안들과 함께 묶어서 상반기에 해결토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