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정원 국조실시계획서 채택 앞두고 신경전 지속

2013-07-07 17:11
민주, 정문헌·김무성·권영세 고발 초강수…세부 쟁점 둘러싼 이견 못 좁혀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여야가 오는 10일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사건 국정조사에 대한 실시계획서 채택을 앞두고 신경전을 거듭하고 있다.

7일 현재까지 여야는 조사 범위와 증인 채택 문제, 회의 공개 여부 등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상태다.

우선 특위 위원 제척 문제가 쟁점이다.

여야는 지난 2일 첫 특위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일부 위원의 제척 사유 문제를 놓고 충돌, 파행을 겪었다.

양측이 당내 ‘저격수’를 각각 전면 배치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민주당 김현·진선미 의원을 특위에서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두 의원이 국정원 여직원에 대한 인권유린 혐의로 새누리당 법률지원단에 의해 고발된 상황이기에 특위 참여는 부적절하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은 국정원의 대선·정치 개입 의혹 규명이 핵심이며, 이른바 ‘NLL(북방한계선)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과 관련된 새누리당 정문헌 의원을 특위에서 배제해야 한다며 맞불을 놓고 있다.

특히 민주당은 이날 정 의원을 비롯해 김무성 의원과 권영세 주중대사를 검찰에 고발하는 초강수를 뒀다.

국정조사 범위에 대해서도 양측이 이렇다 할 합의를 보지 못했다.

‘NLL 대화록’ 사전유출 의혹을 놓고 민주당은 ‘기타’ 항목에 관련 사항을 포함할 것을 요구한 반면, 새누리당은 대화록 관련 이슈는 제외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증인채택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도 여전하다.

민주당은 국정원의 ‘NLL 대화록’ 공개 조치와 관련, 남재준 국정원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국정원 직원 매관매직 의혹과 관련, 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국정조사 공개 여부를 놓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10일 전체회의에서 이견을 좁히지 못한다면 아예 국종조사 시작 시점이 뒤로 미뤄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여야는 ‘NLL 공방’에 대한 국민의 피로감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 민생행보를 병행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민생행보 과정에서 이 문제에 대해 직접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또 10월 재·보선을 향한 ‘사전 선거운동’ 성격도 띌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정책조정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번 주부터 ‘하계 민생탐방’에 나선다.

민주당은 국정원 국정조사와 ‘정치공작 규탄 및 국정원개혁 운동본부’ 활동, 민생·정책현장 방문, ‘을(乙)살리기 경청 투어’ 등 4가지 축에 더해 지역별 당원보고대회를 개최한다.

이 중 국정원 사건 관련 당원 보고대회의 경우 이미 개최한 서울과 경기·광주 지역에 이어 9일 전주, 11일 세종시, 13일 부산에서 각각 진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