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방까지 떴는데…분양시장 “왜 이러나”

2013-07-07 15:47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떴다방(이동식 중개업소)’이 분양시장에 다시 등장했다.

지난달 분양한 성남시 판교신도시 알파리움 홍보관과 위례신도시 모델하우스 주변에는 청약을 앞두고 어림잡아 수십 개의 떴다방이 자리를 메웠다.

이달 초 서울 유망 단지로 꼽히던 마포구 DMC가재울4구역 모델하우스 대로변에도 어김없이 떴다방은 나타나 청약 열기를 고조시켰다.

떴다방은 주택시장이 활기를 띠거나 유망단지가 분양을 앞둔 때마다 모습을 드러낸다. 이 때문에 업계는 떴다방 등장을 두고 장기 침체를 겪는 서울∙수도권 주택시장이 되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을 쏟아냈다.

하지만 예측은 빗나갔다. 7월 들어 주택시장의 열기가 다소 수그러든 분위기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서울 유망 단지로 꼽혔던 DMC가재울4구역 아파트 등이 순위 내 청약에서 대거 미달되거나, 가까스로 순위 내 청약을 마감해 고조된 분양열기를 가라앉혔다.

DMC가재울4구역은 지난 3~4일 진행된 청약에서 일분분양(특별공급 제외) 1550가구 중 537건만이 접수돼 1030가구가 미달됐다. 이 단지는 올해 나온 분양단지 중 가장 많은 미분양을 남긴 아파트로 기록됐다.

마포구 현석동 래미안 마포 웰스트림 역시 지난 5일까지 진행된 1~3순위 청약에서 일반분양 261가구 공급에 342건이 접수, 평균 1.3대 1로 아슬하게 청약을 마감했다. 지난달 위례신도시에서 최고 379대 1의 청약 경쟁률로 마감된 '래미안 위례신도시'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전문가들은 모델하우스 주변에 ‘떴다방’이 떴다고 모든 아파트가 청약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이남수 신한은행 부동산팀장은 “요즘 떴다방이 판교∙위례신도시 등 일부 인기지역 분양시장에 나오는 것은 프리미엄(웃돈)이 붙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며 “떴다방 등장이 전반적인 주택시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반면 떴다방의 등장에 힘입어 하반기 분양시장은 활기를 띨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4∙1부동산 대책 등으로 힘입어 분양시장의 계절적 비수기인 7월만 지나면, 유망단지를 중심으로 다시 떴다방이 등장해 주택시장이 소강상태에서 벗어나 활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떴다방은 분양시장을 교란하고 가격 상승을 부채질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일부 건설사들도 떴다방을 이용해 수요심리를 자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대형 건설사 분양 관계자는 “일부 건설사들은 최근 떴다방을 청약일정 동안 모델하우스 주변에 대동해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 올리고 있다”며 “떴다방이 얼마나 있느냐에 따라 실제 청약 결과도 달라진다”고 귀띔했다.

최근 분양을 실시한 분양단지 가운데 일부 대단지는 미분양을 고려해 고의적으로 떴다방을 동원했다는 후문이 들린다.

김규정 우리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달 초 1500여 가구를일반 분양한 단지의 경우 저조한 청약결과를 빗대어보면 위례와는 달리 떴다방을 스스로 끌어들여 수요자들에게 ‘착시현상’을 유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아직 시장 분위기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난 것은 아니다”며 “떴다방 등에 따른 휩쓸리기식 청약에 나서는 것은 금물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