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브랜드 이야기_7> 남자의 로망 '페라리'
2013-07-04 13:00
아주경제 윤태구 기자='페라리' 한 마디로 남자의 로망이다.
‘도약하는 말’ 모양의 전설적인 페라리 문양은 비루한 현실이지만 언젠가는 꼭 성공을 해 손에 넣고 말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게 하는 악마의 유혹이다.
페라리는 ‘한정 주문 생산 판매’를 통해 달리는 즐거움뿐 아니라 소유의 즐거움을 선사하는 세계 유일의 자동차업체다. 맞춤형 주문 생산으로 정교하게 고객 개개인의 특성을 그대로 살려서 제작이 가능한 페라리는 오늘날 전 세계 52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왼쪽부터) 엔초 페라리, 전 페라리 드라이버 니키 라우다, 루카 디 몬테제몰로 회장 |
이탈리아 최고의 스포츠카 브랜드 페라리는 자동차 레이서로 유명했던 엔초 페라리에 의해 지난 1947년 이탈리아 마라넬로에서 탄생됐다. 레이스와 스피드에 한평생을 바친 고집스러운 이탈리아의 장인 정신이 오늘날 페라리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창립자 엔초 페라리가 남긴 것은 페라리의 명성 그 이상이다. 이러한 창업주의 정신을 통해 페라리는 완벽한 성능을 바탕으로 이탈리아 유명 디자인업체인 피닌파리나가 만들어낸 아름다운 스타일이 더해져 전세계 스포츠카의 대명사로 자리잡았다.
1898년 2월 18일에 모데나에서 태어난 엔초 페라리는 1988년 아흔 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페라리에 평생을 바쳤다. 1924년에 알파 로메오의 공식 선수가 된 그는 1939년에 퇴임해 기존 스쿠데리아 페라리 본사에 자신의 회사인 오토 아비오 코스트루찌오니를 설립, 낡은 스쿠데리아 건물에서 사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모든 자동차 경주가 중단됐고 1943년 말 오토 아비오 코스트루찌오니 작업장은 모데나에서 마라넬로로 이전했다. 전쟁이 끝날 무렵 디자인과 자동차 생산이 재개돼 페라리의 첫 번째 차량인 1500cc 12기통 ‘125 Sport’ 가 탄생했다. 이 차는 프랑코 코르테즈에 의해 1947년 5월 11일에 열렸던 삐아첸짜 서킷에서 데뷔했다. 2주 뒤인 그 달 25일에는 떼르메 디 까라깔라 서킷에서 열린 로마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하며 전설의 시작을 알린다.
이 때부터 페라리의 차들은 전세계의 자동차 경주에서 5000회 이상의 우승을 달성하게 되고 그 명성은 전설처럼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2010년 말까지 페라리는 △F1 Drivers 세계 타이틀 15번 △F1 Constructors 세계 타이틀 16번 △Sports Car Manufacturers 세계 타이틀 14번 △르망 24시 우승 9번 △밀레 미그리아 우승 8번 △타르가 플로리오 우승 7번 △F1 그랑프리 우승 215번을 기록하며 전 세계인의 박수갈채를 받았다.
1969년 엔초 페라리는 늘어나는 시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회사 지분 중 50%를 이탈리아 자동차 회사인 피아트 그룹에 매각했으며 그 지분은 1988년에 이르러서 90%까지 증가했다. 페라리의 자본 지분은 현재 피아트 그룹 90%, 피에로 페라리 10%로 나뉘어져 있다.
1997년에는 피아트가 1993년에 인수한 모데나의 전설적인 브랜드 마세라티의 지분 중 50%를 페라리에 넘어왔고 1999년에는 페라리가 마세라티의 지분 100%를 인수하기에 이르렀다.
페라리 로고 ‘프랜싱 호스’의 유래에는 간단하지만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영웅적인 기원이 담겨있는 이 문양은 1차 세계 대전 당시 이탈리아의 영웅으로 떠올랐던 비행기 조종사 프란체스코 바라카가 자신의 비행기 기체에 그려 넣었던 것으로 ‘바라카의 말’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1923년 레이서로 활약했던 엔초가 첫 우승을 차지했던 사비오 레이스에서 바라카의 부모를 만난 이후 엔초의 레이스에 감명 받은 바라카의 부모는 행운을 기원하며 아들의 까발리노 람판떼(뒷발로 뛰어오르는 말) 문양을 엔초에게 선사했다.
이후 엔초는 프랜싱 호스와 노란색 방패 문양을 형상화 시켜 페라리의 상징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로고의 바탕인 카나리아 노란색은 그의 레이싱팀 스쿠데리아 페라리의 본거지인 마라넬로의 상징 색깔이다. 현재 사각형 프레임의 프랜싱 호스 로고는 경주용 차량과 도로용 양산차 등 페라리에서 생산하는 모든 차량의 로고로 사용되고 있고 방패형 프레임과 프랜싱 호스 로고는 페라리 레이싱 팀을 상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