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년전 금관총 출토 환두대도에서 신라 '이사지왕' 명문 확인
2013-07-03 16:43
국립중앙박물관, "칼집 금속부에 선각" 보존처리과정서 발견
금관총 출토 환두대도(K618) -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아주경제 박현주 기자=경주 금관총(1921년 조사)에서 출토된 환두대도(環頭大刀) 고리자루큰칼에서 ‘이사지왕(尒斯智王)’이라는 명문(銘文)이 확인됐다. 신라무덤에서 출토된 최초의 왕명(王名)으로 92년만에 '금관총'의 중요성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김영나)은 "‘조선총독부 박물관 자료 공개’ 사업의 하나로 보존과학부에서 금관총 출토 고리자루큰칼을 보존 처리하는 과정에 발견됐다"고 3일 밝혔다.
명문은 칼집 금속부에 선각되었다. 칼집 하단 앞뒷면에 ‘尒斯智王이사지왕’, ‘十십’, 칼집 상단에 ‘尒이’가 새겨져 있다. 또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된 금관총 출토 고리자루큰칼에서도 ‘尒이’, ‘八팔’, ‘十십’이라는 명문이 확인됐다.
국립중앙박물관은“금관총의 주인공이 밝혀지는 유일한 신라 무덤이라는데 의의가 매우 크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사지왕’이라는 왕명은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신라 금석문에는 나오지 않기 때문에 현재로는 ‘이사지왕’이 누구인지 정확히 알 수 없다.
국립중앙박물관은‘이사지왕’은 금관총의 주인공으로 당시 신라 최고지배자인 마립간(麻立干 내물왕~지증왕) 중 한 사람의 다른 왕명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현재의 자료로서 한계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금관총은 1921년 주택 공사 중 신라 무덤에서 최초로 금관이 발견돼 주목받았다. 그러나 유물 정리와 보고서 작업은 당시 일본인 연구자에게 독점됐었다.
국립박물관은 “현재 진행 중인 미공개 자료 조사 사업을 좀 더 체계적으로 함과 동시에 소장품에 대한 보존처리와 관리 방안을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