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비행' 삼겹살 값에도 농가는 웁니다..이유는?
2013-07-03 16:24
전체 부위의 10%인 삼겹살만 올라 '속수무책'
올 초 사상 최저 가격을 보였던 돼지고기 가격이 삼겹살을 중심으로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정작 도매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초 100g당 1591원이던 삼겹살 가격은 지난 1일 1926원까지 크게 올랐다. 본격적인 행락철이 이어지면서 삼겹살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한 달 사이에 가격이 21%나 상승했다.
삼겹살 수요를 해결하지 못해 벨기에·프랑스 등에서 삼겹살만 수입하고 있는 현상이 벌어질 정도다. 국내 공급량이 워낙 부족하면서 '금겹살'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식당에서 판매되고 있는 삼겹살 가격은 소고기와 맞먹을 정도이다. 올해 초 1인분에 1만원 안팎이던 삼겹살 가격은 최근 서울 강남 일대에서는 1만2000~1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국내산 삼겹살을 공급하는 프랜차이즈 업체들도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가격을 올리거나 수입산으로 대체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양돈 도매시장에서는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지난달 초 100g에 469원이던 돼지고기 가격은 지난 1일 393원으로 16%나 감소했기 때문이다. 삼겹살을 중심으로 가격 회복세가 보이고 있지만 사실상 양돈농가에는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경기도 포천에서 농장을 운영 중인 김진우씨(57)는 "삼겹살은 전체 부위에서 10%가량에 불과하기 때문에 삼겹살 도매가가 오른다고 양돈농가에 보탬이 되지 않는다"며 "행락철이 시작되면서 생기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할 뿐 돼지고기 가격 하락으로 인한 농가의 고충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돼지 한 마리(80㎏) 도매가가 평균 24만원인데 생산원가는 36만원인 것을 감안했을 때 전체 부위의 10%가량인 삼겹살로 마리당 12만원의 적자를 만회하기는 역부족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또 돼지 사룟값은 2006년 11월 ㎏당 372원에서 2009년 11월 538원으로 인상됐으며, 올해는 600원대를 기록하는 등 최근 6년 사이 70%가량 급등하면서 양돈농가의 어려움을 키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돼지고기 소비촉진 운동, 사룟값 지원 등 해결책을 내놓고 있지만 소비량에 비해 사육두수가 워낙 많아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며 "이 같은 현상이 계속될 경우 양돈농가의 대규모 파산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