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명 금소처장, 권위 버린 '금융상담 홍보명함' 눈길
2013-07-03 15:06
명함 뒷면에 영문 소개 대신 한글로 '금융상담 정보' 기재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오른쪽)이 지난달 29일 경기도 안산의 다문화가정지원센터에서 다문화가정 여성들을 만나 금융상담을 하고 있다. |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오순명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의 명함이 눈길을 끌고 있다. 명함에 자신을 알리기 위한 영문 소개글 대신 금융상담 정보를 전달하기 위한 한글 홍보 문구를 넣은 것이다.
3일 오 처장이 "며칠 전 새로 만들었다"며 내민 명함은 권위있어 보이는 금융당국 고위층의 명함이라기보다는 회사 또는 주요 행사를 소개하기 위한 작은 전단지에 가까웠다.
보통 금감원 직원들의 명함 뒷면에는 앞면에 적힌 이름, 직급, 연락처 등이 영문으로 적혀 있다. 외국인을 만날 경우를 대비해 영문 명함은 분명 필요하다.
그러나 오 처장은 명함을 통해 자신을 소개하기보단 금융상담 관련 정보를 전달하기로 결심했다. 그가 금소처장이 된 후 금감원으로부터 처음 지급받은 명함의 뒷면에는 다른 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이름, 직급, 연락처 등이 영문으로 적혀 있었다.
오순명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의 명함 뒷면 |
향후 금융상담 계획도 전했다. 오 처장은 지난 5월 23일 서울 남구로역 인근 새벽 인력시장을 방문해 일용직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금융상담을 한 바 있으며, 지난달 29일에는 경기도 안산에 위치한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방문해 다문화가정의 여성들을 만났다.
오 처장은 "그나마 다문화가정 지원 서비스가 잘 마련돼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다행이었다"며 "일부 다문화가정 여성들은 신용카드를 만들고 싶다면서 상담을 요청했는데, 한국의 금융시스템에도 아직 익숙치 않은데다 소득도 적은 상황에선 위험하므로 신용카드 발급을 극구 말렸다"고 말했다.
이어 "3분기 중에는 대학로에 있는 혜화동성당을 찾아 외국인 노동자들을 만나 금융상담을 실시할 계획"이라며 "새벽이나 휴일에도 함께 금융상담에 참여해주는 직원들에게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