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운태 광주시장, TV조선에 돈 주고 수상 의혹…시민단체 반발

2013-07-03 13:21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이 지난 6월 28일 5·18역사왜곡대책위원들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 5·18기념곡 지정촉구 결의안과 전두환 추징법 국회 본회의 통과를 기념해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있다.(사진제공=광주시)

아주경제 장봉현 기자= 강운태 광주시장이 5·18 북한군 개입설을 방영한 종합편성 케이블채널인 TV조선에 수천만원의 광고비를 집행하고 CEO대상을 수상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시민단체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다.

3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에 따르면 강운태 광주시장은 지난해 12월 5일 TV조선이 주는‘2013한국의 영향력 있는 CEO’(글로벌경영 부문)에 선정됐다. 광주시는 강 시장이 CEO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후 곧바로 지난 1월 TV조선 홈페이지에 인터넷 배너 광고를 게재하고 광고비 명목으로 2000만원을 집행했다.

광주시의 이 같은 행태에 시민단체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인권도시’ 광주시가 ‘수구세력’ TV 조선이 주최한 상을 앞뒤재지 않고 받고 세금으로 TV 조선에 광고까지 낸 데 대해 시민에게 사과할 것을 촉구했다.

시민협은 "지난달 25일 광주시에 공개질의서를 보내 TV조선에 공적서를 내기 전 광고게재를 먼저 제안했는지를 물었지만 시는 TV조선의 참여공문은 지난해 11월 받았고, 수상확정은 12월 5일 이라는 점과 광고게재 의뢰는 지난 1월 15일인 점을 들어 CEO상과 광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음을 밝혀왔다"며 "그러나 보답차원의 광고라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TV조선은 5·18민주화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등의 허위사실을 날조해 5·18정신을 심각히 훼손함은 물론 민주주의 정신을 송두리째 부정해 방송통신심위위원회로부터 중징계를 받은 시민사회로부터 ‘처음부터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반사회적, 반역사적 흉기’로 지목된 매체"라고 주장했다.

시민협은 "광주시가 수구세력 TV조선이 주는 상을 앞뒤 재지 않고 받은 점, 시민의 세금으로 광고비를 낸 것 등 일련의 과정들이 ‘인권도시 광주’의 이미지를 고려하지 않는 신중치 못한 행정"이라며 "귀한 시민의 세금이 어이없게 쓰인 것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방지 차원에서‘지자체 광고 심의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제안했다.

시민협의 이 같은 지적에 광주시는 TV조선에 광고를 낸 것은 외지기업 유치를 위한 통상적인 홍보였지만 시민들의 정서를 감안하지 않은데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박준영 전남도지사도 TV조선에서 강 시장이 받은 CEO 대상을 수상했으며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광주시와 똑같이 2000만원의 광고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