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장사없네…” 기업 공장들 줄경매
2013-07-03 18:51
낙찰가 1조1305억 역대 최고
아주경제 권경렬 기자= 불황을 못이긴 기업들의 공장이 줄줄이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 상반기 공장 물건의 낙찰가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3일 경매정보업체인 지지옥션에 따르면 상반기 경매에 부쳐진 공장(아파트형 공장 포함)은 총 2791건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매물로 나온 공장들의 경매 낙찰가도 총 1조1304억9307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경기 불황으로 기업들이 대규모 공장을 줄줄이 경매에 내놓으면서 감정가와 낙찰가가 치솟고 있다.
주로 경매시장에 나오는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침체에 빠진 조선사와 건설사 소유 물건들이다. 파산 등으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금융기관들이 채권 회수를 위해 해당 기업 소유 공장들을 경매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감정가가 2278억원에 달하는 경남 창원 성동산업 마산조선소는 공장 매물 중 감정가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는 11일 경매에 부쳐진다.
마산조선소는 건물 면적이 2만8994㎡, 토지 면적이 12만726㎡에 달하는 초대형 물건이다. 성동산업은 2007년 마산만 매립 면허를 취득했으나 2008년 금융위기로 자금난에 빠져 지난해 11월 면허를 취소당하며 영업이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 조선업체인 세광중공업이 소유한 감정가 252억원 규모 울산공장은 올해 2월 경매에서 절반 가격인 133억원에 낙찰됐다. 중형조선소 세코중공업의 충남 서천공장도 올해 경매에서 감정가인 243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친 120억원에 넘어갔다.
대동벽지가 소유한 감정가 690억원짜리 경남 김해 소재 공장은 오는 26일 경매가 진행된다. 동아건설산업(프라임개발)은 충남 천안 소재 619억원 규모 공장을 한 차례 경매입찰을 진행하고 나서 최근 취하했다.
인테리어업체 희훈디앤지가 소유한 인천 서구 마전동 소재 감정가 201억원 상당의 공장은 10일 경매에 부쳐진다.
과거 코스닥 상장주 네오세미테크가 소유한 인천 남동구 345억원 규모 공장도 경매시장에 나왔다. 이 회사는 한때 태양광 유망주로 주목받았다가 분식회계와 횡령 등으로 코스닥시장에서 퇴출당했다.
강은 지지옥션 팀장은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조선소 등 대형 공장들까지 경매시장에 나오고 있다"며 "불황이 지속되면 경매시장으로 넘어가는 공장들이 늘어나 기업 영업이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심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