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 갈등 KT·SKT 노조 '정면충돌'
2013-07-02 23:31
아주경제 김진오 기자= 미래창조과학부의 LTE 주파수 할당안을 놓고 이동통신 3사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KT와 SK텔레콤 양사 노동조합까지 가세해 대리전 양상을 띠고 있다. 얽힌 실타래가 갈수록 꼬이고 있는 형국이다.
두 회사 노조간의 갈등에 먼저 불을 댕긴 것은 KT노조다.
KT노조는 2일 서울 광화문 KT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주파수 할당방안은 재벌에게 KT를 고스란히 바치라는 것”이라며 정부와 SK텔레콤·LG유플러스를 비난했다.
KT노조는 “주파수 할당안은 정책의 철학도 원칙도 없고, 정부가 내세우는 ‘창조경제’마저 부정하는 방안으로 실망과 분노를 느낀다”면서 “이는 돈만 내면 재벌기업이 정부 정책을 좌지우지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재벌기업인 SKT와 LGU+가 담합으로 경매대금을 올려 KT를 시장에서 퇴출시키려는 현저하게 형평성을 잃은 것”이라고 규탄했다.
또 “주파수 할당안은 정부가 주파수 자원 낭비의 주범이며, 비효율의 극치라는 것을 대내외에 널리 알리는 것”이라면서 “정부가 기형적인 경매방식을 들고 나옴으로써 수십 조원의 자원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고 강조했다.
KT노조는 “정부 정책의 부당성 설명회를 개최하고, 미래부 등 유관기관과 이해관계자들에 대한 항의 방문을 전개할 것이며 정부의 주파수 정책이 시정되지 않는다면 가능한 모든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SK텔레콤 노조도 성명을 내고 정부 주파수 할당안은 오히려 KT 특혜라며 반박했다. SK텔레콤 노조는 “KT가 특혜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900MHz 활용에 대한 말바꾸기를 일삼고 재벌담합을 운운하는 등 본질을 호도하는 비이성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SK텔레콤 노조는 “무차별 기업 인수합병을 통해 수십여 개의 계열사를 거느리고 연간 매출이 24조원에 달하는 거대 공룡기업 KT가 경쟁사를 재벌 운운하며 담합시비를 제기하는 것은 재벌이라는 ‘낙인효과’를 통해 경제민주화를 위장하고 반기업적인 사회정서에 편승하려는 꼼수”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또한 “KT는 주파수 할당공고 이전 900MHz를 불량주파수로 주장하며, 이를 근거로 인접대역 할당의 정당성을 강조하더니 정작 할당안 확정이후에는 900MHz를 통해 LTE-A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하며 기존 입장을 급선회했다”며 “자사의 이익을 위해 진실을 왜곡하는 ‘말바꾸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LG유플러스 노조는 아직까지 공식입장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