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외무장관 만남 성사…앞날은 여전히 안개 속
2013-07-02 18:44
정상회담 8·15때 일본 수뇌부 야스쿠니 참배 여부가 중대 변수
아주경제 한병규 기자=숱한 ‘샅바 싸움’ 끝에 한·일 외무장관 회담이 양국 정권교체 이후 처음 열렸다. 그러나 관계 개선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한·일은 1일 브루나이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열긴 했지만, 양국이 틀어진 시작점이나 다름없는 ‘역사인식’에 대해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관계 개선의 돌파구가 될 한·일 정상회담 개최 전망도 안개 속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달 말 중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역사 문제에 관한한 원칙적인 입장을 쉽게 바꾸지 않을 것임을 강조하는 등 아직 정권출범 초기인 만큼 관계 개선에 급하게 나서기보다는 원칙을 분명히 하는 쪽이 중요하다는 방침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아베 총리 인식 역시 한국과의 관계 개선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것이 지배적인 것으로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현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아베 총리 사이의 첫 정상회담이 성사된다면 9월 러시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유엔 총회, 10월 브루나이에서 열리는 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 올해 한국에서 열릴 한·중·일 정상회의(일정 미정) 등 다자간 회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일본 정부 요인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 문제도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어 이 마저도 쉽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패전일인 8월 15일에 아베 총리를 비롯한 일본 정부 요인들이 야스쿠니를 참배할 경우 당분간 정상회담 개최는 어려울 것으로 정부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아베 총리가 가지 않더라도 내각의 2인자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와 같은 정권 핵심인사가 야스쿠니를 방문할 경우 한·일 관계에는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한국 정부는 지난 4월 윤병세 외교장관의 일본 방문을 계획했다가 아소 부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이유로 취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