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시장 ‘8세대’ 한·중·일 삼국지
2013-07-02 16:00
삼성·LG 우위 속 중국 맹추격, 8세대 신·증설 투자 경쟁
LG디스플레이가 중국 광저우에 건설 중인 8세대 LCD 패널 생산라인 조감도. |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TV와 태블릿 PC에 사용되는 디스플레이를 주로 생산하는 8세대 패널 시장이 업계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이 시장 주도권 유지를 위한 투자 확대에 나선 가운데 중국 업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샤프 등 일본 업체들도 자국 기업은 물론 타국 기업과의 합종연횡을 통해 과거의 영광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
TV 화면의 대형화 기조에 태블릿 PC 수요 증가세가 맞물리면서 대형 패널을 공급하는 8세대 생산라인의 수익성이 향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들은 최대 경쟁 상대로 떠오른 중국 업체들의 안방인 중국 현지에 8세대 생산라인을 신설하면서 견제에 나섰다.
당초 7세대 공장을 건설할 예정이었으나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8세대로 변경해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LG디스플레이도 중국 광저우에 8세대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삼성과 마찬가지로 광저우 개발구와 중국 최대 TV 제조업체인 스카이워스가 참여한 합작사다. LG는 지분의 70%를 보유하게 된다.
최근 생산설비 구매 의향서를 주요 장비 업체에 발송한 것으로 알려져 양산 시기가 내년 상반기로 앞당겨질 전망이다.
삼성과 LG가 국내에서 가동 중인 생산라인과 함께 중국 생산라인까지 가동하게 되면 8세대 패널 시장에서 확고한 우위를 점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수는 중국 업체들의 약진이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와 CSOT 등이 8세대 생산라인에 대한 추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CEC판다 등의 업체들도 8세대 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8세대 생산라인을 가동하는 업체 수를 8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특히 중국 업체들은 한국이나 대만 업체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생산라인을 운영할 수 있어 가격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
이에 대해 데이비드 셰 디스플레이서치 부사장은 “중국 업체들의 8세대 공장 건설 시기가 한국과 대만보다 늦었지만 이 때문에 초기 투자금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가 기술 개발비 지원과 세금 감면 혜택 등을 제공하면서 디스플레이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일본 업체들은 한국과 중국 업체들에 밀려 경영난에 시달리고 있지만 기술력 만큼은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샤프가 삼성전자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등 다양한 합종연횡을 통해 활로를 모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8세대 패널 시장의 경우 한국이 한 발 앞서있지만 중국의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양상”이라며 “향후 일본 업체들이 회생의 기미를 보인다면 한국과 중국, 일본이 시장 주도권을 놓고 3파전을 벌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