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가시밭 길' 임영록 내정자, 관치 논란 극복할까?

2013-06-11 19:02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관치금융 논란을 극복하고, 금융지주사의 수장으로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임 내정자는 차기 회장으로 내정되기 전부터 관치금융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그리고 실제 회장으로 내정되자 국민은행 노동조합의 반발로 인해 KB지주 본사로 출근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등 가시밭길을 걷고 있는 처지다.

11일 KB금융에 따르면 임 내정자는 12일로 예정된 이사회 결의를 거쳐 다음달 12일 주주총회 승인을 받아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현재로선 임 내정자가 KB금융의 새 회장이 되는 것은 사실상 확정적이지만, 과정이 순탄치 않다.

무엇보다 관치금융이 논란거리다. 임 내정자를 관치금융에 의한 일종의 낙하산 인사로 봐야 하느냐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임 내정자는 행정고시 20기로, 재무부와 재정경제부 등에서 일한 관료 출신이다. 그리고 2010년 8월부터 KB금융 사장으로 재직 중이다.

관치금융 논란은 "관료 출신도 KB금융의 회장이 되는 데 문제 없다"는 신제윤 금융위원장의 발언에서 불거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당초 금융권의 예상대로 임 내정자가 차기 회장으로 낙점됐고, 곧바로 국민은행 노조는 강하게 반발했다.

노조는 7일부터 지금까지 임 내정자의 출근을 저지하며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관치금융이 이어지는 것을 묵과할 수 없다"며 무기한 출근 저지투쟁을 벌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임 내정자를 관료 출신으로 단정짓기엔 무리라는 견해도 있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관료로 시작했어도 지금까지 KB금융에서 일 했기 때문에 내부 출신으로 볼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KB금융 한 관계자는 "신 위원장의 발언을 시작으로 농협금융지주 차기 회장 내정, BS금융지주 회장 퇴진 등이 맞물리면서 시기적으로 운이 없었던 것 같다"며 "임 내정자는 관료 시절에도 금융 관련 주요 보직을 거친 금융전문가인 만큼 관치금융으로 못박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고 밝혔다.

결국 관치금융 논란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임 회장은 자신의 경영 색깔을 드러내고 성과를 가시화시키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또 어 회장과의 선 긋기에도 더욱 분명히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KB금융 내부적으로 어 회장이 강력히 추진했던 사업들을 축소하는 작업이 서서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임 내정자는 회장으로 공식 취임 후에도 각종 논란이 적지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