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STX 사태'로 시름 깊어진다
2013-06-10 15:23
STX팬오션 법정관리에 따른 손실 2500억원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최근 불거진 'STX 사태'로 금융권에 큰 손실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STX팬오션 법정관리로 인한 금융권 손실 규모는 무려 2500억원에 육박 할 것으로 추정된다.
10일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STX팬오션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 합계는 4981억원이다. 금융권 중에선 산업은행의 익스포저가 2450억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우리은행 866억원, 농협 760억원, 하나은행 746억원, 신한금융투자 116억원, 대우증권(99억원) 순이다. 이밖에 국민은행 23억원, 신한은행 6억원, BS금융지주 12억원 등이다.
여기서 추정한 익스포저는 대출채권 뿐 아니라 확정지급보증, 유가증권, 신용카드 금액을 모두 합친 것이다. 법정관리 개시와 함께 이들 금융사가 적립해야 할 대손충당금은 249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채무 동결, 만기 연장, 이자 감면 실시로 금융회사들이 STX팬오션에 대한 여신을 제대로 회수하기 어려울 경우 익스포저의 50%를 충당금으로 적립할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은행들은 STX팬오션에 이어 법정관리 신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STX조선해양에 대해선 긴급 유동성 지원규모를 3000억원에서 2500억원으로 줄이기로 했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채권은행들에 이같은 지원 계획을 담은 동의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도 법정관리 요건 및 채권단 견제 장치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기업 구조조정 제도 개선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웅진 사태' 당시 회사채 우수등급 기업이 예고도 없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문제가 됐고, 올해 'STX 사태'까지 일어나자 금융당국이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나선 것이다.
은행 한 관계자는 "STX 사태로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금융권이 부실 기업을 지원하는 데 한계가 있는만큼, 법정관리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