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작가의 편지 경매 논란

2013-05-28 19:41
개인편지·원고초안 등 경매 소식에 유족들 "법적조치할 것"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의 대표적인 현대문학가의 개인적인 편지들이 경매에 부쳐질 것이라는 소식에 작가의 유족과 일반인들이 극렬히 반대하고 나섰다.

베이징의 한 국제경매회사는 중국의 현대문학가인 첸중수(錢鍾書, 1910~1998)의 개인편지와 원고초안 등 70여점을 다음달 공개경매에 부치겠다고 밝혔고 이에 대해 첸중수의 부인이자 저명 작가인 양장(楊絳)은 공개 성명에서 "개인 간의 편지 글과 감정 교류가 어떻게 교역의 대상이 될 수 있느냐"면서 반대에 나서면서 이번 사건이 중국사회를 강타하고 있다고 28일 CCTV가 전했다.

올해 102살인 양장 여사는 경매가 강행된다면 가족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법적인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편지는 첸중수가 생전에 가족 및 지인과 주고받은 것으로 학술계 인사 등을 비판하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매회사는 이 서신을 확보하는데 3∼5년이 걸렸다며 경매를 강행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 역시 "저명한 작가의 사생활을 유족들의 의사에 반해 돈벌이에 이용할 수가 있냐"며 양장 여사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중국 법률전문가들은 편지 주인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경매 행위는 저작권과 사생활 보호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면서 편지 경매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첸중수는 현대적 삶의 위기를 보여주는 소설 ‘포위된 성’(圍城) 등으로 유명한 작가다. 이 소설은 중국에서 드라마로도 제작돼 한때 중국에서 첸중수 열풍이 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