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우리금융 민영화, '어떻게'가 중요하다

2013-05-28 14:57


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이 있다. 실패를 교훈삼아 노력하면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뜻이다. 세 번의 실패를 경험한 바 있는 금융권의 최대 난제도 이번에는 풀릴 수 있을까.

우리금융 민영화가 다시 추진된다. 다음달 중 구체적인 민영화 방안이 발표되면 본격적인 민영화 작업이 시작될 예정이다.

이번이 네 번째 시도지만 여기까지 오는 데 걸린 세월만 해도 무려 11년이다.

이미 금융당국은 민영화 달성에 사활을 걸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직을 걸고 성사시키겠다’, ‘공직에서의 마지막 사명’ 등의 문장으로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이에 화답하듯 이순우 우리금융 차기회장 내정자는 아예 민영화 달성 시기 후 미련없이 회장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일단 당국이 칼을 빼들었는데 무라도 잘라야 하지 않겠습니까. 문제는 파는 데 급급해서 어떻게 팔 것인지를 간과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우리금융 민영화의 가능성에 대해 묻자 한 민간경제연구소의 연구위원이 한 말이다. 일단 민영화를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는 이만하면 각인이 됐다. 하지만 자산 300조원이 넘는 거대한 금융그룹을 매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만큼 ‘어떻게’ 팔 것인지는 신중해야 한다.

아직까지 민영화 로드맵이 나오지 않았지만 매각 방식에 대한 추측이 난무하고 기대감으로 인해 우리금융의 주가도 올랐다. 섣불리 접근했다가는 금융시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금융당국이 '매각'이라는 나무만 보고 달려 숲을 지나치지는 않을지 우려도 나온다.

매각에 앞서 우리금융과 각 계열사가 갖고 있는 강점이 어떤 것인지, 매각했을 때 우리나라 금융산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과 발전을 위한 시너지가 나타날 수 있는지 등이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한다.

이미 실패의 쓴맛을 본 우리다. 이번에는 그간의 교훈을 딛고 성공의 단맛을 볼 수 있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