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2기 신도시 아파트값 하락세 멈췄다
2013-05-15 18:27
남양주 별내, 아파트 매맷값 '웃돈' 붙어 거래 <br/>인천 영종·김포 한강·파주 운정신도시 등도 하락세 멈춰…급매물도 급감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2년 넘게 이어지던 가격 하락세가 어느날 멈춰섰습니다. 내릴 만큼 내렸다고 판단했는지 급매물도 거의 다 소진됐어요."
경기도 남양주 별내신도시에서 5년째 부동산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 중인 경기공인 이선미 사장(44). 별내신도시가 조성되고 건설사들이 아파트를 대거 분양하기 시작할 무렵 이곳으로 사무실을 옮긴 그는 요즘 뚝심있게 기다린 보람을 느끼고 있다.
"정말 2년 넘게 분양권 시세가 하루가 멀다 하고 떨어지더군요. 좀 큰 평수는 1억원 가까이 내려갑디다. 사무실을 또 옮겨야 하나 고민하고 있었죠. 그런데 최근 하락세가 멈췄어요. 우리도 좀 놀랐죠. 급매물도 20개가 넘던 것이 한두 개로 줄었고, 아예 일반 매물은 사라졌어요."
실제로 입주 1년차인 별내신도시 아파트들은 최근 분양가보다 내려가던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세로 돌아섰다. 별내 아이파크1차 전용 107㎡형의 경우 매도 호가(집주인이 부르는 가격)가 4억7000만원 이상이다. 이 주택형은 분양 당시 가격이 4억6100만원이었다. 4억5000만원에 나온 급매물도 있지만 저층에 대출금이 많은 아파트다. 하지만 정상매물은 더 이상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사들의 전언이다.
별내 대원칸타빌 아파트도 전용 107㎡형 시세가 4억9000만원대다. 분양가 4억67000만원을 훌쩍 넘어섰다.
별내신도시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사업을 포기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기반시설 공사가 늦어져 계약금을 포기하고 나가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하지만 올해 교통망이 갖춰지고 정부가 4·1 부동산 대책을 내놓자 가격이 분양가보다 오르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끝모르고 떨어지던 수도권 외곽지역 아파트값이 서서히 상승세로 돌아설 채비를 하고 있다. 매매가는 떨어질 만큼 떨어진 반면 전셋값이 치솟은 상황에서 4·1 부동산 대책의 온기가 수도권 2기 신도시로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별내지구 이외에는 아직까지 초기 분양가격보다 더 떨어진 곳이 상당수이지만 하락세는 일단 멈춰섰다. 급매물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김포 한강신도시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억원까지 떨어졌던 호반베르디움 전용 59㎡형 급매물은 현재 2억1500만원 선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파주 운정신도시 한빛마을5단지 캐슬&칸타빌 전용 84㎡형은 지난해 3억원까지 떨어졌다가 지금은 3억5000만원 선에서 매물이 나오고 있다.
파주 야당동 한빛공인 양미경 사장은 "상가 등 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이곳으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늘고 있다"며 "최근에 양도소득세 면제 혜택으로 급매물이 많이 빠진 상태"라고 말했다.
인천 영종하늘도시 우미린2차 아파트 전용 84㎡형도 현재 급매물이 2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00만원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인근 우미린공인 김정수 사장은 "지난해는 2억4000만원은 해야 입질이 있었으나 최근 들어선 2억5000만원에도 곧잘 팔려나간다"며 "급매물 말고는 호가가 2억7000만원 이상"이라고 전했다.
급매물이 줄고 입주가 속속 진행되면서 건설사들도 수도권 2기 신도시와 주변지역에서 신규 분양을 서두르고 있다. 남양주 별내신도시에서는 현대산업개발이 아이파크2차 아파트 전용 72~84㎡ 1083가구를 이달 선보였다. 현대건설도 남양주시 지금동에서 남양주 지금 힐스테이트(59~122㎡ 258가구)를 곧 내놓는다.
대우건설과 동부건설은 올 하반기에 김포시 풍무2지구 도시개발사업구역에 김포풍무 푸르지오 센트레빌을 분양할 예정이다. 전체 5000여 가구 가운데 이번에는 1차분으로 전용 59~11㎡ 2712가구가 나온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생활 인프라가 갖춰지고 입주율도 늘기 시작한 시점에 4·1 부동산 대책이 나오고 금리까지 내리면서 분위기가 반전된 것 같다"며 "앞으로 정부가 수도권 2기 신도시에 대한 기반시설을 얼마나 빠르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상황은 또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