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 지원책 불협화음

2013-05-08 17:20

아주경제 권이상 기자=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지원하기 위한 정부 정책이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주택 구매에 서투른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들을 당혹케 해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문제는 후속 입법 과정에서 여·야·정 합의체와 국토교통부와의 엇갈린 정책을 놓고 서로 '미루기식'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발생했다. 이 결과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를 위한 취득세 감면 기준과 주택 구입자금 대출기준을 서로 다르게 정해놓고 있어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야·정 합의체의 소관인 생애 최초 취득세 감면 기준은 기존 부부합산 연소득 '6000만원 이하'에서 '7000만원 이하'로 완화됐다. 하지만 국토부는 주택 구입자금의 기준을 부부의 합산소득 '6000만원 이하'로 고수하고 있다.

"도대체 어느 장단에 맞추란 말인가"라는 말이 나올 법하다. 이용 주체가 같은 두 제도가 기준이 다르다는 것은 '행정적인 오류'라고밖에 볼 수 없다.

정부 관계자에게 국토부와 기준이 달라진 점을 묻자 "취득세 감면의 완화된 부부합산 소득기준은 생애 최초의 주택시장 진입 장벽을 낮추기 위한 것"이라고 일관한다. 그렇다면 국토부는 생애 최초의 주택시장 진입 장벽을 낮출 의사가 없다는 뜻인가. 국토부에 문의하자 소득기준을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다.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로 나이 기준이다. 정부는 만 35세 이상의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게만 취득세가 면제되는 것으로 정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세법상 미혼의 단독세대주 기준이 만 30세로 정해져 있어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정부가 내놓은 정책이 신뢰성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통일된 기준을 세워야 하지 않을까? 지난 정부가 20여차례나 부동산 활성화 대책을 쏟았지만 시장은 갈수록 침체됐던 것도 신뢰의 문제였다는 것을 기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