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조현준 사장 활발한 글로벌행보…경영권 승계 다지기?
2013-04-30 11:57
지난 2월말 차남인 조현문 전 효성중공업 사장이 사임한 이후 부쩍 움직임이 활발해진 터라 관심이 쏠린다. 장남과 삼남 조현상 효성 부사장의 후계경쟁이 굳어진 상황에서 경영권 승계 입지를 다지려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30일 재계에 따르면 조현준 사장은 최근 자신이 담당하는 스판덱스의 글로벌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이에 스판덱스 사업부는 이달 8일부터 독일과 폴란드에서 세미나를 개최하고 18일부터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전시회를 개최했으며 23일부터 25일까지는 세계 최대 부직포 전시회인 미국 IDEA2013에 참여하는 등 빡빡한 일정을 보내고 있다. 내달 28일부터는 중국 부직포 전시회에도 참가한다.
조현준 사장은 또한 최근 직접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현지 최대 기업인 자룸그룹 회장의 삼남이자 그룹 자회사인 BCA 민영은행의 은행장을 만나 사업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BCA는 노틸러스효성과 ATM 등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는데 올들어 미국과 중국 등을 포함해 이들 수주 성과가 조현준 사장의 글로벌 인적네트워크 덕분이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통상 그룹 대표직이 그룹사의 글로벌 사업을 주도해온 국내 재벌사를 보면, 이같은 조현준 사장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는 게 재계의 시선이다. 더욱이 조현상 부사장의 경우 최근 대외활동 소식이 드물어 묘하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최근 두 형제가 회사 주식을 경쟁적으로 매입해온 것과 맞물려 이같은 정황도 후계경쟁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최근 조현준 사장은 지속적인 지분 확보에 나서 지분율을 8.27%까지 끌어올리며 조현상 부사장과는 0.49% 차이로 거리를 좁혔다.
한쪽에서는 조현상 부사장이 더클래스효성, 효성토요타, 더프리미엄효성, 노틸러스효성 등의 임원직에서 물러나 사실상 장남쪽으로 경영권승계가 마무리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또 선대 회장의 유교적인 가풍에 따라 보수적인 조석래 회장이 장남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후문도 있다.
이와 관련 효성 관계자는 “현재 회장님은 왕성하게 경영활동을 일일이 챙기고 계시다. 지금 경영수업에 전념할 때이므로 경영승계와 관련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