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보조금 규제방식 확 바뀐다

2013-04-30 14:49
과소비 조장 판매방식 금지 제도 법제화

아주경제 이한선 기자= 휴대전화 보조금 규제의 방식이 크게 바뀔 전망이다.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주 휴대전화 보조금 제도 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29일 홍진배 미래부 통신이용제도과장은 "미래부와 방통위가 단말기 보조금 정책협의회를 구성하고 양측 실무자들이 제도개선 마련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며 "다음달 초 관련 공청회를 열어 제도개선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고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래부는 이동통신 서비스 가입 시 보조금을 더 지급하면서 고가요금제 가입을 유도해 통신 과소비를 조장하는 판매방식을 금지하는 제도를 법제화할 방침이다.

그동안 고가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는 판매방식에 대해 미래부는 개별 계약의 경우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으나 법으로 이를 금지하면서 왜곡된 휴대전화 판매시장에 대해 근본적인 처방을 내릴 예정이다.

제도가 도입되면 대리점과 판매점들이 요금제 수준에 따라 차별적으로 보조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다.

미래부는 이에 따라 휴대전화와 통신서비스의 판매를 분리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제도가 도입되면 기존 판매 관행이 지속되면서 위축돼 있던 자급제도 활성화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휴대전화가 다른 전자제품과 같이 따로 구입하는 방식이 일반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조사가 직접 휴대전화를 유통하는 삼성모바일 등의 매장 형태가 확대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중소 휴대전화 유통업체의 위축도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통3사가 이미 SK네트웍스, KT M&C, LG유플러스 직영점 등 자회사나 직영체제를 통해 유통체제를 구축한 반면, 중소 유통점은 자금력의 한계로 제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국회에서 발의돼 있는 보조금 관련 법안을 통한 법 개정도 중요한 축이 될 전망이다.

보조금을 휴대전화 출고가의 30%로 제한하는 법안이 받아들여지게 되면 27만원 가이드라인은 폐기된다.

휴대전화 보조금과 관련, 미래부는 휴대전화 관련 법 개정 등을 맡고 있지만 사후 규제는 방통위 담당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보조금을 출고가의 30%로 제한하는 제도로 바뀔 경우 현재의 가이드라인의 의미는 없어지게 된다"며 "법이 언제 바뀔지 몰라 가이드라인에 대한 조정은 영업보고서 검토를 통해 계속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는 가이드라인 수준이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지적 때문이다.

현재의 보조금 규제는 정보통신망법의 이용자 차별금지 조항을 준용하고 있다.

방통위는 제도개선이 이뤄질 경우 보조금이 고가요금제와 연계해 차별적 지급이 이뤄지는지와 출고가의 30%를 넘어서는지를 함께 조사하게 된다.

이면계약을 통해 법을 우회하는지에 대한 조사에도 나설 예정이다.

새 제도에 대해 이면계약을 통한 숨은 보조금 지급이 지속되는 등 업계의 저항이 있을 경우 기존과 같은 숨바꼭질이 계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